출퇴근길에 항상 이용하는 신천대로는 동고동락의 대상이다. 대구 수성구에서 칠곡 회사까지 가려면 신천대로만 한 도로가 없다. 1994년에 개통된 신천대로는 대구 달서구 월성동을 기점으로 앞산순환로를 지나 대구의 남북을 중앙으로 흐르는 신천과 북부로 흐르는 금호강을 따라 서대구 나들목까지 연결되는 아주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다른 도로와의 교차점에서는 지하차도로 연결되어 있어 신호등의 통제가 없다는 장점으로 인해 많은 차량이 이용하는 도로이다. 차량이 많다 보니 어김없이 교통체증에 몸살을 앓는 도로이기도 하다. 거북이 운전으로 출퇴근하고 운전을 하다가 보면 온통 어두침침한 콘크리트벽과 굴다리만 보인다. 거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는 운전자로 인한 자동차 경적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린다.
물론 고가도로에서는 확 트인 전망으로 인해 기분이 상쾌해질 때도 있고, 어쩌다 차량이 별로 없으면 속도를 내는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신천대로를 하루 두 번이나 이용하는 내 형편상 어두침침한 콘크리트벽과 굴다리는 내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다.
신천대로를 운전할 때 나는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편다. 신천대로를 모두 고가도로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도로를 2층으로 만들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생각을 하다가 문득 벽화 생각이 났다. '피하지 못하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신천대로에 색깔을 입히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려면 수많은 작가가 위험을 무릅쓰고 작업을 해야 하고, 예산문제도 뒷받침되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지만 회색의 콘크리트에 차별화된 색깔을 입힌다면 각각의 구간을 쉽게 구분해 길을 쉽게 알 수 있고 눈의 즐거움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물론 요즘 화두가 되는 거리벽화처럼 많은 색채를 입히고 많은 손길을 주는 벽화를 그리자는 건 아니다. 도시고속도로이기 때문에 운전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세밀한 벽화보다는 심플한 물결 모양의 시원한 색이나 느낌을 줄 수 있는 원색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본다.
특히 우리 대구의 브랜드 슬로건인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에 맞춰 파란색, 녹색, 분홍색, 노란색을 입히면 젊고, 밝고, 멋지고, 화려하고, 활기찬 도시 이미지에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길이 16.96㎞의 도로에 색깔을 입히자면 예산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구역별로, 점차적으로 색깔을 입히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동기를 부여한다면 컬러풀 대구의 슬로건에 맞는 또 다른 대구의 랜드마크가 탄생하여 대구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며 오늘도 신천대로를 달린다.
박 병 준(북구문화예술회관 기획팀장) bill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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