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으로 옮겨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아직 내부 의견을 조율할 단계도 아닙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포항 연고지 이전설에 대해 삼성 구단 관계자는 27일 "상식으로 판단하면 될 일"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포항시가 NC 유치전에 나선 게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행간에서는 불편한 심기가 느껴졌다. 2012년 8월 1만 5천 석 규모의 야구장을 개장한 포항이 삼성에 줄기차게 '러브콜'을 보내온 점을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삼성은 포항시의 요청으로 지난해 홈경기 64게임 가운데 10게임을 포항에서 치렀고, 올해도 9게임을 포항에서 할 예정이다. 경기당 1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포항시가 선수단의 숙박'교통비 명목 등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삼성 입장에선 실질적으로 원정 경기가 늘어나는 셈이라 포항 경기가 부담스럽다.
포항시는 새 야구장 건립을 놓고 연고지인 창원시와 마찰을 빚는 NC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이다. 박승호 시장은 최근 "NC가 연고지 이전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포항야구장의 증설과 2군 경기장 건설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정상으로는 NC가 포항을 선택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프로야구는 도시연고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연고지 이전에 대해서는 다른 규제 조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프로야구는 2001년 SK 창단과 함께 기존 광역연고제 대신 도시연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구단의 '보호지역'을 서울'부산'대구 등 도시로 제한한 것이다. 야구장 규모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기존 구단의 연고지가 아닌 도시는 어디든지 새로운 연고지가 될 수 있다.
삼성이 포항의 NC 유치를 편안히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부활한 '고교야구 1차 지명제' 때문이다. 삼성은 연고지인 대구에 고교 팀이 3곳(경북'대구'상원고)밖에 없어 포항 포철공고까지 연고권을 인정받았지만, 포항에 NC가 올 경우 권리를 내놓아야 한다. 삼성 관계자는 "NC가 창원시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연고지를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포항에 온다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지역 팬들이 공감할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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