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한국경제에 해외발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이웃한 중국'일본 경제의 상황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도 한 달 만에 30원 상승했고 한국의 부도위험지표(CDS 프리미엄)도 한 달여 만에 20bp(1bp=0.01%)나 뛰어 올랐다.
정부와 금융전문가들은 대외여건 악재가 '시작단계'이지만 금융뿐 아니라 수출 등 실물경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신흥국 경제 불안 예상보다 빨라
아르헨티나발 신흥국 시장불안은 이미 전 세계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는 외환보유고 급감, 3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23일에만 11.7% 급락했고 러시아, 터키, 멕시코 등의 화폐가치도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로인해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증시는 2%대의 낙폭을 기록했으며 한국과 일본, 중국의 주가는 27일 일제히 하락한 데 이어 28일에도 하락 출발했다.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부도위험지표도 줄줄이 올랐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양적완화 추가 축소를 단행하면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위기가 아르헨티나 한 곳에 그친다면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주변국 또는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큰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산되면 수출 등 실물시장에도 충격이 미칠 전망이다. 작년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은 597억 달러로 전체의 10.7%를 차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8일 "올해 신흥국시장의 둔화 가능성 등 세계경제의 대전환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흥국 시장의 불안이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어 한국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발 악재 줄줄이 대기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위기뿐 아니라 또 다른 해외발 악재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2월말로 예정된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불확실성으로 거론된다. 미국 정치권이 협상에 실패한다면 연방정부의 부채가 한도에 달해 미국이 국가 부도 사태를 맞게 된다. 일본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계속 공급하는 상황에서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엔진이 꺼진 상황에서 전 세계를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했던 중국의 상황도 불안하다.
재정건전성,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흑자 행진 등으로 아직까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낫다고는 하나 한국경제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지난 2일 장중 한때 달러당 1천50원이 무너졌지만 원화는 한 달도 채 안 돼 1천83.6원(27일 종가기준)으로 껑충 뛰는 등 불안한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경제는 대내적으로 1천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한계기업, 취약업종 자금난 등 민간 부문의 건전성 악화가 심각하고 이로인해 내수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 여야간 정쟁 등도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해외발 악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책 확대 등 정책적 대응을 모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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