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치를 빛낼 향토 선수단] ②김경두-민정 부녀

"스톤·빗자루 직접 잡지는 않지만 한국 컬링 좋은 성적 얻도록 응원"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대표선수단 부단장을 맡은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회장과 컬링 해설을 맡은 그의 딸 민정 씨가 포즈를 취했다. 경북컬링협회 제공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대표선수단 부단장을 맡은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회장과 컬링 해설을 맡은 그의 딸 민정 씨가 포즈를 취했다. 경북컬링협회 제공

아버지와 딸이 나란히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선수단 부단장을 맡은 김경두(58) 경북컬링협회 회장(대한컬링협회 부회장)과 그의 딸 민정(33) 씨다. 경북체육회 소속 컬링 선수인 민정 씨는 MBC 컬링 해설위원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컬링이 가족 스포츠로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레 올림픽에 부녀 참가자가 탄생했다.

스톤과 빗자루 대신 마이크를 잡는 김 해설위원은 "이번에 처음으로 해설한다. 최연소 해설위원이라고 하는데, 운동할 때보다 더 떨린다"고 했다. 이런 부담감에도 그는 "컬링은 알면 쉽지만, 초보자가 보면 지루할 수 있는 스포츠인 만큼 쉽게 설명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소치 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컬링이 단순히 빗자루질을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팀워크와 체력, 현명한 작전이 필요한 매력적인 스포츠임을 알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 해설위원은 "한국 컬링이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지만, 절대 약하지 않다"며 "대표선수들이 철저히 준비하고 있을 것이고, 나 역시 철저히 준비해서 명쾌하고 쉬운 해설을 하겠다. 소치 올림픽 참가팀들의 전력과 작전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15세인 중학교 3학년 때 컬링을 시작, 지금까지 선수로 활약하는 김 해설위원에게 한국 여자 대표팀인 경기도청은 '숙명의 라이벌'이다. 김지선(스킵)-이슬비(리드)-신미성(세컨드)-

김은지(서드)-엄민지로 구성된 대표선수들은 그가 경기장에서 숱하게 대결한 선'후배 동료다. 김 해설위원이 이끄는 경북체육회는 2012년 5월부터 2013년 4월까지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했으나 지난해 4월 소치 티켓이 걸린 대표선발전에서 경기도청에 고배를 마셨다.

김 해설위원은 "올림픽 중계석이 아닌 경기장에 설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소치에서는 아니다, 이번에는 해설로 대표팀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김 해설위원은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트렌티노에서 열린 제26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남자대표팀 코치를 맡는 등 지도자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경두 회장은 잘 알려진 국내 컬링계 인사다. 1990년대 초반 국내에 컬링을 보급한 '개척자'인 그는 대구와 경북 컬링을 전국 최강으로 이끄는 한편, 한국 컬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대표선수단 부단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은 "선수단 전체 부단장을 맡아 더 조심스럽고 걱정이 앞선다"며 "한국이 동계스포츠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도록 맡은 소임을 충실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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