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 나갈까, 말까?… 깊어 가는 서상기의 고민

유력 잠재 후보군 분류, 현역 차출 경계령이 주춤

6'4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2월 4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북을)의 대구시장 출마 여부에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위원장은 그동안 유력한 대구시장 잠재 후보군으로 꼽혀왔지만 여전히 속 시원한 말을 아끼며 은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 위원장은 올 초 본지가 대구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대구시장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6.4%의 지지율을 보이며, 여권 주자 중에서는 김범일 대구시장(29.4%)과 주성영 전 국회의원(6.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8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현역(국회의원)은 최대한 (6'4 지방선거에) 차출하지 말자"며 6'4 지방선거 현역 국회의원 차출 경계령을 내리면서 서 위원장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그동안 서 위원장은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한결같이 "당의 뜻에 맡기고 따르겠다"고 말해왔다. 따라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날 황 대표의 '현역 출마 경계령'에 서 위원장이 '출마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 위원장은 29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역 사정에 따라 상황이 다르지 않겠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황 대표의 발언을 너무 경직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는 "황 대표의 말을 당연히 참작은 해야 한다"면서도 "지역별로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지역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하는 것이지, 꼭 일관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전히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서 위원장은 또 "설 연휴가 지나고 주호영 대구시당 위원장은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과 논의를 해보겠다. 이를 통해 (출마와 관련한) 스탠스를 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 위원장의 출마 여부는 주호영 대구시당 위원장과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 등 지역 중진 국회의원들에게도 관심사항이다.

주 위원장은 "대구지역 3선 이상 의원들과 만나 대구시장 문제에 대해 그동안 몇 차례 논의를 해보려고 했지만 서 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한 번도 모이지 못했다"면서 "설 이후 서 위원장의 뜻을 알아본 뒤 유승민 위원장, 시당 수석부위원장인 초선의 김희국 국회의원 등이 참석하는 만남을 주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서 위원장에게 확실히 뜻을 물어보고 나온다면 제외하고, 안 나오겠다고 하면 함께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장 문제와 관련해 선뜻 세세한 속마음을 털어놓겠느냐"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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