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환자들의 무단 외출과 외박을 눈감아주고 간호기록지 등을 허위로 기록해 수십억 원 상당의 요양급여비와 보험금을 부정하게 받아 챙긴 혐의로 병원 이사장과 환자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는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4년 동안 환자 150여 명의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제대로 적지 않았으며, 환자들의 외출과 외박 등을 묵인하는 수법을 썼다. 이렇게 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로부터 요양급여비와 보험금을 수십만 원씩 타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병원은 사이비 환자들의 온상이기도 하다. 이번 경우만 봐도 10여 명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한 뒤 마음대로 외출이나 외박을 하면서도 보험사에서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상당수 '나이롱 환자'들은 이 병원의 입원 환자 관리가 부실하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러 입원한 뒤 상습적으로 보험금을 받아갔다고 한다.
요양병원 운영과 요양급여비 취득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도 아니다. 일회용 의료 기기를 폐기하지 않고 소독해 다시 쓰면서 새 제품을 사용한 것처럼 속여 억대의 요양급여비를 챙긴 전국의 병원 13곳이 적발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무장병원'을 개설해 지난 4년간 30억 원이 넘는 요양급여비를 부당 취득한 일당이 사기죄로 법정 구속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경주에서는 '입원료 차등제'라는 제도상의 허점을 악용해 거액의 요양보험금을 편취한 요양병원 비리가 적발되기도 했다.
요양급여비 취득 비리는 이렇게 복마전이고 요지경이다. 유령 환자와 가짜 간호사를 등장시키고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는 것은 차라리 공공연한 비밀이다. 병원 운영자와 의사'간호사 그리고 환자까지 한통속이 되는 사회적 비리의 전형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로 진입하고 복지 정책이 강조되면서 요양병원의 사회적 기능과 요양급여비의 제도적 뒷받침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로 충당된 복지 예산이 구조적인 비리로 누수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차제에 이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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