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상당수 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돈을 벌어도 이자를 못 갚는 '좀비'상태에 가까운 기업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기업수명도 짧아 10개 신생기업 중 5년간 생존하는 기업은 3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은행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금융권에서 빌린 채무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매년 늘면서 부실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북지역 기업(1천701곳)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09년 12.2%(207곳)에서 2012년 15.3%(260곳)로 증가했고 위험기업 역시 8.5%(144곳)에서 11%(187곳)로 증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0~2012년 중 자본잠식을 겪은 기업 비중은 13.1%, 기간 중 평균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은 39.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대상 중소기업 전체 총차입금에서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기업의 총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 추이를 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제조업 기업의 이자보상비율 추이는 2010년 이후 전 그룹에서 이자보상비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고기술 산업은 2010년 398%에서 2012년에는 128%까지 하락했다.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에도 전체로는 200%를 상회하고 있으나 고기술 산업은 제조업 평균 수준을 밑돌았고, 변동폭도 다른 그룹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생존율도 낮았다. 대구지역 신생기업의 3년 및 5년 평균 생존율은 각각 42.7%, 30.6%로 경북지역 기업의 평균 생존율은 41.9%, 30.5%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도 대부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일부 기업이 창출한 것으로 드러나 기업의 생존율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영업이익 상위 5% 기업이 창출하는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85~90%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내에서도 상위 5% 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창출했다.
제조업 기업의 기술수준별 영업이익 분포는 전체 영업이익의 80%가 중저기술산업 그룹에서 창출했다. 금융업과 부동산업 등을 제외한 서비스업의 경우 전국에 비해 영업이익 비중이 낮았다.
삼일회계법인 최창윤 이사는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 약화는 회사채 시장의 신뢰도 실추 속에 자금 공급에 부정적 변화를 야기하고 성장 잠재력의 원천인 설비 투자까지 줄줄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한계기업
최근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또는 최근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으로 은행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된다. 한계기업 이외 기업중 최근 2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은 '위험기업'으로 분류된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