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는 매년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DIOF)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열린다. 국제적인 오페라와 뮤지컬 축제가 있는 도시는 대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대구 시민들은 안방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오페라와 뮤지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고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시민들은 아직 많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두 개의 공연예술은 무엇이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가? 먼저 오페라와 뮤지컬은 줄거리를 가지고 노래를 통해 하나의 극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게다가 음악, 미술, 무용 등 여러 장르의 예술 분야가 서로 어우러져 종합예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두 장르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두 장르는 차이점이 더 많다. 첫째, 오페라는 성악가를 '오페라 가수'라 부르고, 뮤지컬에서는 출연자를 '뮤지컬 배우'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오페라는 음악에 더 중심을 두고, 뮤지컬은 스토리와 극에 더 중심을 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둘째, 오페라와 뮤지컬은 마이크의 사용 유무가 다르다. 오페라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반면 뮤지컬은 마이크가 발명되고 나온 장르이고, 큰 소리를 내야 하는 발성에서 해방되다 보니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졌다. 마이크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려면 높은 음을 내야 하는 것이 성악가의 운명이다. 그래서 오페라의 성악가는 매일 무대에 서는 것이 불가능해 더블 또는 트리플 캐스팅을 한다. 하지만 뮤지컬의 경우는 혼자서 전 공연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물론, 뮤지컬도 장기공연 형태로 진행되면서 더블 캐스팅이 흔해졌다.
셋째, 오페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으로 채워진 음악극 형식이다. 독일 오페라의 경우 대사가 나오기도 하지만 오페라는 대부분 거의 모든 대사가 레치타티보라는 간단한 음악에 가사를 붙여 표현한다. 하지만 뮤지컬은 극 형식을 취하고 음악과 춤으로 내용을 표현한다. 이 때문에 음악 없이 대사를 하다가 상황이나 대사에 맞는 주제의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극이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음악에 대한 비중이 오페라가 높다는 얘기다. 다만, 뮤지컬에서도 송스루 뮤지컬이라고 구분해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으로 채운 작품이 있기도 하다.
'오페라 가수'로서 가끔은 뮤지컬의 인기가 부러울 때가 적지 않다. 하지만 뮤지컬 '렌트'가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을 살펴보면, 오페라의 재미와 즐거움도 뮤지컬 못지않다. 6월의 뮤지컬페스티벌과 10월의 오페라페스티벌. 두 축제 모두 시민들의 잔치가 되길 기대한다.
신현욱 테너'대구성악가협회 사무차장 tenore9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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