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또는 사고사한 동물을 생존 당시처럼 생생하게 만들어내는 이가 있다. 탁월한 박제 실력을 갖춘 국가공인 1호 박제사 유영남 씨. 31년 동안 그가 제작한 박제는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된 한국뜸부기를 비롯한 각종 희귀동물과 세계적 보호종 큰바다사자,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피해 동물 등 1천여 점에 이른다.
또 그것들은 귀중한 생물자원으로 전시용뿐 아니라 교육용, 연구용 등으로 의미 있게 사용되고 있다. 죽은 동물을 그대로 복원할 뿐 아니라 영혼까지 불어넣는 박제사 유영남 씨. 오늘도 그는 죽은 동물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사하고 있다.
유영남 박제사가 박제와 인연을 맺은 것은 17살 때다. 새를 좋아했던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키우던 새가 죽자 박제를 할 줄 알던 친구에게 제작을 부탁했다. 하지만 친구는 직접 배워서 하라며 거절한다. 이에 오기가 생긴 그는 국내 원로 한 명 한 명을 찾아다니며 직접 박제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박제의 매력에 빠져 아르바이트 삼아 박제일을 계속하다 일반 표본제작회사를 거쳐 2007년 국내 최초 박제사 공무원이 됐다. 죽은 동물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유영남 박제사는 앞으로도 "국내 박제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
유영남 박제사의 박제 특징은 동물의 정적인 자세 대신 생동감 넘치는 자세를 연출해 관람객이 동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영남 박제사는 뛰어난 기술뿐 아니라 동물의 속성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최고 박제사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과 전문 서적 등을 통해 동물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한다. 조류에 대한 지식은 거의 조류전공학자 수준에 이를 정도. 박제 동물 뒤에 숨은 유영남 박제사의 노력과 열정이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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