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는 민선 이후 기초자치단체장이 제대로 임기를 채운 적이 드물었다. 새누리당 정서가 대구에서 가장 옅은 지역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2011년 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강성호 현 서구청장이 당선됐지만, 친박연합으로 출전했던 후보와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는 주민들의 불만이 서구의 전체 정치환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6'4 지방선거에서는 현 청장이 재선의 기치를 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전 서구청장과 전 부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들이 우후죽순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역이 유리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 서구청장 선거 구도는 현역 프리미엄과 상관없이 안갯속이다. 그만큼 강성호 현 서구청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윤진'서중현 전 서구청장, 신점식 전 서구 부구청장, 김의식 대구시의원, 위용복'임태상'신상숙 서구의원 등이 강 서구청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 서구청장은 일단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변화를 추구했고, 주민들이 변화를 피부에 느끼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모처럼 제대로 된 구정이 펼쳐졌다.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주민들의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어둡고 낡고 패배의식이 강한 서구가 밝아졌으며, 특히 서구청 공무원의 근무하는 자세가 희망적으로 바뀌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강 서구청장의 다소 '튀는' 성격에 따른 도덕적인 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중현 전 서구청장은 "강 서구청장의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판세는 나와 강 청장과의 양강 구도로 흐를 텐데 충분히 싸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진 전 서구청장은 "전'현직 청장들의 대결로 압축될 것이 확실한데, 강 서구청장과 서 전 구청장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면서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이처럼 다른 후보자들이 제기한 도덕성 문제에 대해 강 서구청장은 "크게 문제될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 다른 구청장들에 비해 젊다는 것 때문에 음해성 유언비어가 많이 도는 것 같다"고 했다.
◆희망을 누가 선물할까?
서구는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1980년대 인구 60만여 명을 자랑했던 서구가 지금은 20만 명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조만간 10만 명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또 깨끗하지 않고, 어두운 지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서구민들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서구에 희망을 가져다줄 인물 선택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서구의 변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번 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할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서구의 가장 큰 현안으로 후보자들은 KTX 서대구 환승역 설치와 낙후 지역의 뉴타운 재개발 문제를 꼽았다.
신점식 전 서구 부구청장은 "서구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건도 안 되는데 아무리 투자유치, 교육유치를 부르짖어도 되지 않는다"며 "KTX 서대구 환승역 설치를 비롯해 1차적으로 유동인구를 늘리는 방책을 통해 서서히 서구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한다면 자연적으로 인구가 늘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식 대구시의원은 "서대구화물역센터는 내가 5년 전부터 얘기해 왔던 문제다. 올해는 반드시 서대구역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면서 "비산동 등지의 재개발 문제도 내가 서구청장이 된다면 확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4선의 위용복 서구의원은 "지역 경제와 직결되는 서대구 KTX 역사는 반드시 확정지어야 하며, 동시에 도시철도 1~3호선과 연결하는 지선 사업부터 천천히 추진해가면서 4호선 문제를 풀겠다"고 했다.
임태상 서구의원은 "전'현직 구청장들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 사업 중에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지금까지의 전시행정을 확 뜯어고치는 것이 서구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숙 서구의원은 "그동안 강 서구청장이 너무 교육에만 올인해 경제문제를 도외시하는 바람에 서구가 이 지경이 됐다"며 모든 것을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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