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2-가계부

기사년이라는 열두 달

삼백육십오 일을

가계부 책장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저녁이면 친구같이 무언의 대화를 하며

좋은 말만 주려고 하는데

때로는 별일도 아닌 것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곤

발 달린 금전은 착오를 낸다

칠십하고도 몇 년을 더 살았으니

잊어먹고 못 적었겠지 하고

나 스스로 내 마음을 달래며

십이월도 마지막 주라고

눈 맞춤을 한다

이정자(김천시 황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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