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다녀오셨습니까?" "그래, 밥 묵었나?" "네, 아부지 식사하세요."
이러한 짧은 인사말들이 하루 중 아버지와 장남인 나의 대화 대부분이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무뚝뚝한 장남은 표현을 잘 못하는 경상도 사나이들이다. 장남에다 말수가 적은 나로서는 사춘기를 지내면서부터 자연스레 아버지와의 대화가 줄어들었다. 마음속으로는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품고 살아가고 있지만, 표현하는 것이 영 쑥스럽고 어렵다. 아버지의 생신이나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에 사랑한다는 그 흔한 한마디가 무뚝뚝한 나로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릴 적에는 무척이나 커 보이고 무섭기도 했던 아버지였지만 사회진출을 앞둔 대학 4학년이 된 지금,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조금씩 이해가 되고 있다. 입대를 하고 취업을 준비하며 여러 가지 상황이 닥칠 때마다 '아버지는 내 나이 때 힘든 일들을 다 견디고 이겨내셨구나'라는 생각에 존경심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조언을 해주실 때마다 잔소리로 들리고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인생을 살아가며 먼저 겪으신 어려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 나는 아버지의 과거이고, 아버지는 나의 미래이다. 요즘 나의 미래인 아버지께서 많이 외로워 보인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때인 것 같다.
오늘은 반드시 용기 내어 아버지께 말씀드릴 것이다.
"아부지, 술 한잔 하러 가실래요?"
김면관(대구 북구 구암로21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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