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공동화에 직면한 안동과 포항, 김천, 예천 등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 관광 등 새로운 활력소를 더해 구시가지의 침체를 막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그동안 전시성 사업으로 전락했던 개발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재생에서 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안동, 역사와 문화 흐르는 도심으로
안동시는 도심 활성화를 위해 48억원을 투입해 중앙 문화의 거리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테마거리로 조성했다. 또 낙동강과 도심을 연결해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도심으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2019년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이전 예정인 안동역사 부지를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철로로 단절됐던 안동시내와 강남동을 연결해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안동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민광장이 생겨나고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 및 각종 업무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철로로 단절됐던 강남지역과 도심은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고 하늘 전망대도 만들 계획이다.
옥정동 일대에는 유교문화의 본향인 안동에 어울리는 한옥마을이 들어선다. 읍성길을 재현해 웅부공원에서 안동역을 잇는 보행자 도로인 웅부거리와 연계한 관광지로 개발된다. 중앙선 이설로 남게 되는 간이 역사부지와 선로부지는 단계적으로 레일 바이크와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이 사업이 완료되면 도청 신도시는 정치 행정의 중심지로, 안동 도심은 역사와 전통'문화, 상업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도심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포항, 시민 중심으로 도심 재생 추진
포항시는 원 도심 건물주와 상인들을 중심으로 도심 재생 방안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포항시 대흥동과 신흥동 등 원 도심 건물주와 상인 등이 주축이 된 포항 도심재생위원회가 출범했다. 포항 도심재생위원회는 올 연말 KTX포항역 준공에 맞춰 이인리로 이전하는 현 포항역사 부지 활용방안과 포항운하 건설 및 운영 방안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방침이다. 또 상권 위축이 예상되는 두호동 복합호텔 허가 반대운동을 비롯해 포항중앙상가에 있는 옛 포항우체국과 북구청, 북부소방서, 포항북부경찰서 등 공공기관의 이전 및 리모델링 사업 등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포항시도 창포동과 덕산동 등 4개 동에 걸쳐 있던 유류 수송용 폐 철도를 걷어내고 이 자리에 나무를 심어 녹지공원으로 조성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준공된 포항운하 주변에 수변공원 조성이 끝나면 낙후됐던 송도동과 해도동 주택가가 서울 청계천처럼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포항도 최근 들어 원 도심 재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포항운하 준공을 시작으로 포항 도심 전체가 활성화되고 시민 삶의 수준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 마을 길을 통해 시가지 활성화
김천시도 혁신도시 조성 등 외곽지 개발 여파로 원 도심이 활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천시는 지난해 도시재생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도시재생활성화 기반연구 용역을 전문가에 맡기는 등 도시재생 방안 마련에 나섰다. 우선 인구 감소폭이 가장 큰 평화남산동과 자산동 일대를 도시 재생지역으로 정하고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도시재생 지역에 주민공동체 및 커뮤니티시설을 설치하고 마을의 정취와 풍경이 남아있는 마을길을 조성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평화시장 등 전통시장과 김천역 등 상업시설 및 주거지를 김천둘레길로 연결해 중심시가지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 원 도심의 도시재생과 함께 직지사와 원 도심, 혁신도시 간 자전거 도로 개설 등을 통해 혁신도시, 직지사 주변 관광단지를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도시대학을 열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주민 리더를 양성하는 게 목적이다. 주민워크숍과 함께 상인회 통합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예천, 맛의 거리로 활력 찾기로
예천군은 도청이전으로 인한 공동화 현상을 우려해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예천군은 오는 2015년까지 총 60억원을 들여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예천읍 시가지 600m 구간을 맛고을 문화의 거리로 조성키로 했다. 요식업소 밀집지역인 이 거리는 40년 전통의 중국음식점과 제과점을 비롯해 고깃집, 한식당 등 30여 개 업종, 95여 개 업소가 성업 중이다.
예천군은 이곳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노후 상가는 개조하고 간판과 조명을 정비해 지역민과 도청 이주민들을 위한 여가'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4일 예천읍사무소에서 맛고을 문화의거리 조성 용역 설명회를 갖고 주민 여론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대형 경도대학교 토목과 교수는 "예천읍내 시가지는 수십 년에 걸쳐 노후화가 진행돼 이 대로 도청신도시가 형성되면 도심 공동화가 급속히 진행될 우려가 높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예천읍 시가지의 특화된 경쟁력을 갖춰 신도시로의 인구 유출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포항'이상원기자 장성현기자 김천'신현일기자 예천'권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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