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학교수 폴 리버스(숀 펜)에게는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살길이다. 그의 아내 메리(샤를로뜨 갱스부르)는 남편이 죽기 전에 인공수정을 시도해보지만 남편과 별거하던 시절에 임신중절을 해서 나팔관이 손상된 관계로 인공수정도 여의치 않다. 자포자기한 채 죽음만 기다리던 폴에게 어느 날 이식할 심장을 구했다는 연락이 온다. 수술 후 새로운 삶을 살게 된 폴은 자신의 가슴에 이식된 새 심장이 무슨 사연으로 이식됐는지 추적하고, 그 심장이 뺑소니 사고로 숨진 남자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범죄자 출신인 잭 조단(베네치오 델 토로)은 한때 종교에 귀의해 영적인 삶을 살았지만, 범죄자 출신이란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된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뺑소니 사고를 내면서 3명의 목숨을 빼앗았지만, 자수해 쉽게 풀려난 후에도 사람을 죽였다는 자책감과 종교에 대한 배신감으로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한편 남편과 두 딸을 갑작스런 사고로 모두 잃은 크리스티나 펙(나오미 와츠)은 다시 결혼 전 시절로 돌아가 약물에 의지하며 분노와 원망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심장의 사연을 알게 된 폴은 크리스티나에게 접근을 시도하고 그녀가 겪고 있는 고통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잭을 없애는 것뿐이란 걸 알게 된다.
이 영화의 제목인 '21그램'은 영혼의 무게를 일컫는다. 사람이 죽는 순간 영혼이 빠져나가며 21g이 가벼워진다는 것은 사체에서 수분과 가스가 빠져나간 무게라는 설도 있지만, 동물들의 경우 죽는 순간 무게 감소가 없다는 실험결과가 밝혀지기도 하는 등 아직 현대과학으로는 뚜렷이 증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남아있다. 영화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이 의도치 않았던 사고의 가해자, 피해자, 응징자가 되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삶이 노력이나 선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그려낸다. 러닝타임 126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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