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동해 이름 되찾기 이제 시작이다

미국 버지니아주의회가 교과서에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크게 반길 일이다. 국제사회에서 동해라는 명칭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오는 7월 이 법안이 발효되면 버지니아뿐만 아니라 버지니아 남부 7개 주에서도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된다.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 지역 학생들이 동해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미국 전역으로의 확산을 기대한다.

역사적으로 동해는 한국민이 2천 년 이상 사용해온 명칭이다. 19세기까지 세계지도엔 한국해 조선해 동양해 일본해 등 다양한 명칭이 사용됐다. 17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해, 조선해 등 한국 관련 명칭이 일본 관련 명칭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 비율은 1800년대 들어 역전됐다. 일본 제국주의가 횡행하면서 한국 관련 명칭을 표기한 지도는 적어지고 일본해가 자리를 잡았다. 일본은 1929년 국제수로기구 창립 멤버로 참여하면서 국제사회에 일본해라고 쐐기를 박았다. 당시 일본은 한국의 국권을 빼앗은 상태였다.

국제사회에서 동해 명칭을 되찾는 것은 일제에 빼앗긴 자존심을 회복하는 의미가 크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휴고의원은 표결에 앞서 한인들이 과거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겪은 고통을 먼저 상기시켰다고 한다. 일본해로만 표기된 교과서에 왜 동해란 명칭이 병기되어야 하는가를 역사적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주 하원 내 유일한 한국계인 마크 김도 일제강점기 때 태어난 자신의 부모가 한글과 한국이름을 쓰지 못했던 '불행한 시절'을 지내야 했음을 강조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우리가 동해라는 명칭을 되찾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국제사회에서 동해란 명칭 대신 일본해가 자리 잡은 것이 일본 제국주의와 직결됨을 인식시킬 필요성이 크다.

국제 사회에 동해를 심기 위한 첫 단추는 끼웠지만 시작일뿐이다. 국제수로기구는 일본의 방해 공작에 말려 우리 정부가 제기한 동해 병기 요구에 대한 결정을 2017년으로 미뤄두고 있다. 미국 CIA를 비롯한 정부 주요 사이트 역시 일본해 만을 단독표기하고 있다. 일본해 단독 표기를 고수하려는 일본의 로비는 더 치열해지고 있다. 동해를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먼저 왜 일본해가 되었는가에 대해 국제 사회를 이해시켜야 한다. 버지니아주 의회의 동해 병기 법안 통과는 그 산물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