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정의한 다음부터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남북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고 심도를 더해 가고 있다.
통일에 대한 일반국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박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이 통일된 이후 한동안 통일에 대한 열망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연평도 포격, 천안함 격침, 개성공단 폐쇄 사태를 겪으면서 대결국면으로 치달아온 남북관계로 인해 일반국민의 통일에 대한 관심도 급격하게 식었다가 모처럼 전환기를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국민의 준비된 관심과 열의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힘들다. 국내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양극화로 인한 빈곤층 내지는 심정적 빈곤층이 급증하면서 민족통일이라는 미래 비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당위성에 머물러 있는지, 열망으로 성숙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한국을 진단하는 해외 언론들은 "남한 사람들은 통일에 대한 역사적 민족적 당위성은 충만되어 있지만 통일을 위해 세금을 더 낸다든지,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을 위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남한 사람들이 희생할 각오는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한다.
통일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에서 빚어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보여주듯이 통일에 대한 남쪽의 실천적인 준비태세나 남쪽 국민들의 마인드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통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부 변수들 또한 더욱 복잡해졌다.
독일의 통일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2차대전 전승국들의 공감대 형성 아래서 가능했듯이 남북통일에 대한 주변국, 즉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의중은 너무 복잡하고, 심지어 이율배반적이어서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같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토분쟁(독도, 센카쿠센카쿠, 이어도 등)과 위안부문제, 난징대학살, 안중근의사기념관 등 일제 침탈이 남긴 역사적인 반성과 정리를 둘러싼 동북아 3국의 갈등은 남북통일의 단기적인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처럼 외부 변수와 내부의 준비에 문제가 많을수록 남북통일에 대한 남쪽의 구체적인 리더십이 대단히 중요하다.
언제나 창조적인 소수와 리더들이 역사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 리더, 즉 사람 이전에 남한과 북한의 창조적인 교집합은 무엇일까?
남북한의 현대사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달아 왔지만 근대, 즉 구한말과 일본강점기까지는 한 역사를 가진 한 민족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6'25전쟁과 여러 크고 작은 군사분쟁으로 점철된 남북한이지만 반만년 긴 역사의 시계를 놓고 보면 현대사의 차이와 이질점은 분단 위에 지나지 않는다.
남북한이 통일의 기반을 닦으려면 개성공단 같은 경제적인 공통분모를 키우는 단계를 넘어서 역사와 전통문화의 공통분모를 되살리는 단계로 옮아가야 한다.
지금 남북관계가 아무리 꼬여 있다고 하더라도 역사 전통문화를 놓고는 얼마든지 소통하고 공통논의의 장을 넓혀 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과감한 소통을 북한에 제안하기에는 여러 가지 상황변수들이 많지만, 지역은 그렇지 않다.
특히 경상북도는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문화와 조선 500년을 관통한 유교 철학의 본류 지역이기 때문에, 북한과 고대역사와 전통문화를 놓고 교류를 추진하기에 어느 지역보다 타당한 위상을 갖고 있다.
경북은 지난해 이스탄불에서 우리 지역문화 전통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민족과 언어는 물론 이질적인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장벽까지 넘어서 교류하고 소통하는 데 대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오랜 옛날 고대 중앙아시아를 통한 실크로드의 교류를 되살려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떨어진 터키와도 문화로는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제 '통일 대박'의 기반조성은 남북한 문화교류에서 시작하는 것이 마땅하고 경상북도가 주도해야 할 것이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