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 두산빌딩 2층 한화투자증권. 굳게 문이 닫힌 객장 입구에 고객 서너명이 서성이고 있었다. 객장을 이리저리 살피던 이들은 폐장 및 이전 안내문을 발견하고서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객장이 폐점된 지도 모르고 있었다.
투자자 김모(40) 씨는 "주식 투자상담을 위해 잠시 들렀는데 문을 닫았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안내문에는 오늘(10일)까지 영업한다고 했는데…"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대구의 대표적인 증권가였던 반월당. 이곳을 탈출(?)하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20여개의 증권사가 성업 중이었지만 수익성 악화 등으로 증권사들의 탈출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영업 중인 증권사는 굿모닝 신한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9개뿐이다.(지도 참조)
이는 범어네거리에 20여개의 증권사가 성업 중인 데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다. 한화투자증권이 10일 문을 닫은데 이어 같은 빌딩에 있던 대우증권 사무실도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 맞은편에 위치한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폐점했다.
탈 '반월당' 현상은 앞으로도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우량 대출처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이마저도 같은 달구벌 대로 상에 위치한 수성구 범어동 일대 증권사들에게 빼앗기고 있어서다.
증권사 직원 이모 씨는 "아직 적자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수익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고액의 투자자들이 인근 범어동 증권가로 떠나는 것이 더 걱정이다"고 했다.
영업 중인 증권사들도 우량 대출처를 발굴하기 쉽지 않은데다 경기침체로 영업활동이 악화돼 폐점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역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구는 기업이 적고, 경제 규모가 작은 편이라 실적을 내기가 매우 어렵다. 고객 수도 적어 앞으로도 영업활동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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