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와 영천시의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사업' 추진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2008년 5월 영천시 중앙동'화산면 일원 540만㎡에 지능형 자동차부품단지 조성을 위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가 6년 만에 항공전자 부품단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인접한 영천시 녹전동에는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 경북도와 영천시의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메디컬몰드(의료기기 금형) 생산기술센터 등이 들어선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업인 '항공전자산업 연계형 거점 부품단지' 조성사업의 추진으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전자'의료기기 중심 기반시설 추진
경상북도'영천시'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한국토지공사는 2008년 12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사업 시행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천시는 2009년 11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타당성 조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사업시행자 지정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합병(2009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정난 등으로 그동안 사업 시행이 미뤄졌다.
그러던 중 2010년 11월 정부의 항공전자 분야 유망 거점지역 경북 지정 및 2012년 9월 미국 보잉사'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경상북도'영천시의 MRO사업 협약이 이뤄지면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보잉사는 MRO센터 구축과 관련한 양해각서 체결 뒤 발 빠르게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천시 녹전동의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건립 예정 부지에 대한 매장문화재 발굴 작업도 마무리됐다. 보잉사는 4월쯤 항공전자 MRO센터를 착공해 10월 말 완공할 계획이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옆에는 경북도와 영천시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와 메디컬몰드 생산기술센터가 각각 들어선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메디컬몰드 생산기술센터 등은 향후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편입될 예정이다. 미래형 자동차부품 특화단지 조성을 위해 지정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가 항공전자 및 의료기기 중심의 첨단 산업단지 대상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해제 대상 제외 신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과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10월 사업계획 조사용역을 국토연구원에 의뢰했다. 국토연구원은 산업입지 여건 분석, 기업체 수요조사 등을 통해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의 적정 개발 규모를 산정한다. 국토연구원은 기업체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의 개발 규모와 관련한 분석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연구원은 4월 초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의 사업계획 조사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영천시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를 230만㎡ 규모의 항공전자 부품단지 중심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영천시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지역개발국장, 도시계획과장 등 담당 공무원을 국토연구원에 보내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시는 최근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를 경제자유구역 지정 해제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경북도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의 경우 올해 8월 5일까지 개발사업 시행자가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하지 못할 경우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기 때문이다.
영천시 관계자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인근에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 및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입주할 예정이다"며 "이러한 개발 여건의 변화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의 사업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 예정
경북도와 영천시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구축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와 시는 지난해 10월 '항공전자산업 연계형 거점 부품단지 조성사업'의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연구 용역을 산업연구원에 의뢰했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우선 경북도와 영천시의 항공전자부품 및 MRO 관련 클러스터 조성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항공전자부품 클러스터 조성의 적정 규모를 산정한 뒤 지역경제와 국내 항공산업, 제조업 등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한다.
또 보잉의 항공전자 MRO 사업 내용과 향후 성장 전략을 파악한다. 보잉이라는 핵심 선도기업이 다양한 협력업체 및 연구기관의 집적도를 높여 항공전자 클러스터 내의 유기적 협조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연구원은 또 경북도와 영천시의 항공전자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과 세부 추진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경북의 전자 부문 경쟁력과 연계한 항공전자산업 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생산기반 구축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는 '메디컬몰드 생산기술센터'도 구축된다. 경북도'영천시'한국생산기술연구원 주관으로 추진되는 '메디컬몰드 R&BD(상용화 기술개발) 기반구축사업'에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319억원(국비 180억원, 지방비 114억원, 민자 25억원)이 투입된다.
메디컬몰드는 첨단 의료기기용 정밀 부품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금형을 의미한다. 금형 기술을 바탕으로 혈관 내 튜브'카테터(인체에 삽입하는 가는 관), 스텐트(그물망으로 된 튜브) 등 고부가가치 비전자의료기기의 개발 및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다.
국내 의료기기 관련 R&D(연구개발) 투자는 전자의료기기 개발에 집중돼 있지만 비전자의료기기 분야는 미흡해 무역수지 적자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기기 분야의 무역수지 적자는 연간 1조원 규모이지만 R&D 사업의 성과물을 제대로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의료기기는 비전자의료기기인 스텐트다. 2010년 스텐트의 수입액은 1억476만달러에 달한다. 혈관 내 튜브'카테터의 경우 2010년 2천708만달러어치를 수입해 2009년 1천352만달러보다 100%나 증가했다.
의료기기 분야 R&D의 경우 대부분 시작품 제작 단계까지만 지원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금형을 비롯한 생산기술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용 금형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영세 의료기기 업체의 경우 생산기술을 갖추기 힘든 실정이다.
독일은 의료기기 분야에 정밀생산기술을 활발히 도입하고 관련 산업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세계 1위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메디컬몰드 R&BD 기반구축사업은 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 사업과 달리 완제품에 들어가는 의료기기용 부품의 개발 및 제조 공급 체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 사업을 IT(정보기술) 기반 의료기기(의료용 로봇, 영상진단기 등)와 BT(생명공학기술) 기반 의료기기(바이오진단기, 임플란트 등)로 특화해 중점 육성을 추진하고 있어 메디컬몰드 R&BD 기반구축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메디컬몰드 생산기술센터에는 설계장비, 고분자 및 금속 성형 장비, 클린룸 시제품 제조시설, 전자선 멸균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장비를 기반으로 의료기기 제조에 특화된 고분자 사출'압출 성형기술, 소성가공기술, 생산시스템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 성공 사례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와 함께 2008년 5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는 영천시 채신동, 본촌동, 금호읍 구암리 일원 166만㎡에 조성된 뒤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통해 자동차 부품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는 일본, 프랑스, 미국, 대만 등으로부터 단독 및 합작투자 방식으로 외국인 투자기업 7곳을 유치했다. 7개 기업은 ㈜다이셀, ㈜포레시아, 평화홀딩스&NOK㈜, ㈜모린스코퍼레이션&리펭징, ㈜화진&DIC, ㈜백운GT&㈜BWA, 한호산업㈜&㈜페녹스 등이다. 외국인투자기업 7곳은 1억6천576만달러를 투자해 963명을 새로 고용하게 된다.
자동차 에어백 인플레이트(가스발생장치) 제조사인 일본의 ㈜다이셀은 지난해 공장을 준공한 뒤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인 평화홀딩스와 합작투자하는 NOK는 새 법인 ㈜PNDT의 자동차 엔진 관련 부품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 페녹스, 미국 BWA, 일본 DIC, 대만 리펭징 등 나머지 합작기업들도 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중 외국인 투자기업을 가장 많이 유치해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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