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학기 준비] 선생님 궁금해요

자신감 있는 발표력 원하면 다양한 경험 쌓아야

초등학교 입학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학교에 간다고 좋아하는 아이의 표정에 학부모도 덩달아 기쁨이 넘치지만, 한편으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까?''왕따 당하지는 않을까?'걱정하며 안심이 되지 않는다. 일단 학교에 보내면 담임 선생님께 맡겨 두는 게 가장 좋다. 새내기 전문 선생님으로부터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례와 주의사항'을 들어본다.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기

대구 동구 방촌초등학교 이후연 교사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공부보다는 우선 올바른 생활습관을 잘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교사는 "1학년 때 형성된 기본생활습관은 졸업 때까지 잘 유지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새내기들의 기본생활습관 기르기는 매우 중요하다. 입학 전 각 가정에서 학교에서의 기본생활습관을 잘 연습해두면 적응하기에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 교사가 제시하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첫째, 화장실 사용이다. 초등학교 화장실은 가정에서의 화장실과 환경이 다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아이들이 재래식 변기에 적응을 못해 집에 갈 때까지 참고 있거나 바지에 실례(?) 하기도 한다. 학교 화장실에도 적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둘째, 급식지도다. 초등학교에서는 대부분 선생님이 급식지도를 한다. 하지만 음식을 가리는 아이는 점심시간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가정에서 채소나 매운 음식과 친해질 수 있도록 미리 도와주는 것이 좋다.

셋째, 수업시간 적응하기다. 갓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는 40분 동안 의자에 앉아 수업하는 것 자체가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입학 전 가정에서 독서나 놀이하는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며 한 가지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선생님은 어떤 아이를 예뻐할까?

이 교사는 "새 학기 첫날 처음 만난 우리 반 아이들의 모습을 돌이켜 생각해 보았을 때 예쁘지 않은 아이가 없다"고 말한다. 선생님들은 공통으로 '인사를 잘하는 아이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아이가 더욱 사랑스럽다'고 한다. 밝은 얼굴, 잘 웃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의 모습이 보기 좋은 법이다. "등교하면서 큰소리로 씩씩하게 아침 인사를 하고 멀리서도 선생님을 보면 달려와 인사해주는 아이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밝은 얼굴, 잘 웃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라면 '장래성이 있는 제자'로 생각돼 흐뭇한 마음이 들게 된다. 하지만 부모님들의 우려처럼 '잘못을 많이 하는 장난꾸러기 아이'도 선생님들은 싫어하는 감정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 교사는 "아이들은 당연히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다. 자기 잘못을 지적받았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아이는 오히려 더욱더 잘 이끌어주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밝힌다. 잘못한 행동을 아이 스스로 고쳐나가는 것을 지켜볼 때 교사의 믿음과 사랑은 더욱 커지게 된다.

◆수업에 뒤처지지 않게 하려면?

상당수의 학부모는 '내 아이가 수업에 뒤처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1학년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는 일이 많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진정한 선행학습은 교과서의 내용을 미리 알고 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1학년 교과서에는 자신의 경험을 발표하고 경험을 토대로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활동이 많다.

아이가 학교에서 자신감 있게 발표하고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학부모가 교과서의 내용을 미리 훑어보고 그 내용에 맞추어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쌓아주면 아이는 신나는 수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폭넓은 독서 활동도 큰 도움이 된다. 책을 통해 길러지는 아이의 사고력과 상상력은 모든 교과의 밑거름이 되어준다. 학교에서는 단순히 내용만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통해 원리를 깨닫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내용을 알기 위해 진행되는 과정 자체에 즐겁게 참여해야 자기 주도적 학습력도 길러지게 된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학부모 유형은?

학부모들은 학교 선생님들이 다소 무뚝뚝하고 사무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유치원 때와 달리 선생님을 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1학년에게만 잘 맞추어진 교사는 드물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는 '신뢰'가 중요하다. 최근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살펴보면, 교사와 학부모 간 신뢰가 깨어져 원치 않는 충돌을 일으킨 경우가 있다. 학부모 개개인의 입장에는 맞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일 년에도 수십 명의 아이를 만나 가르치고 그 속에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교사는 학교 수업에서 전문성을 가진다.

학부모들은 이 점을 신뢰해 줄 필요가 있다. 학부모는 자기 아이 하나만을 보지만 교사는 또래 속에서 작은 사회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본다. 당연히 부모가 평소 집에서 보지 못하는 모습과 행동들을 잘 관찰할 수 있다. 교사에게 전해 듣는 아이의 행동이 가정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다를 때 학부모들은 당혹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교사와 학부모 간에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

이 교사는 "선생님은 학부모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는다. 아이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이끄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학부모의 조력자"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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