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꽤 유명한 식당을 하는 지인이 하소연을 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이미 신문, TV 언론에도 여러 번 등장하였고,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라 불리는 블루리본에도 이름이 등재된 식당이었다. 대구를 비롯해 서울, 부산 전국구의 맛집 파워 블로거들이 맛있다고 인정한 식당이기도 했다.
지인은 서울에서 소위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였다. 서울에서 기업을 다니다가 귀향하여 부모님의 식당을 물려받아 장사를 한 지 6년 정도 되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집간장까지 직접 담가 사용하는 어머님의 손맛을 무기로 맛과 재료, 친절로 열심히 운영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덕에 오래된 단골은 아직까지도 계속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발걸음을 해주고 있다. 음식에 대한 진심이 통했는지, 젊은이들의 방문도 점점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 주말, 젊은 층 손님들이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줄줄이 바로 근처에 있는 경쟁 식당 쪽으로 줄을 쭉 늘어섰다. 갑자기 어찌 된 영문인가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대구 맛집으로 그 식당이 소위 '도배'가 되어 있었다. 이 식당에 다녀갔던 대구의 유명한 맛집 파워 블로거들이 올린 포스팅은 이미 한참 뒤로 밀려나 있어서 매우 속상하였다고 한다.
그 지인은 나에게 단 한 번도 자기네 식당의 포스팅을 부탁하지 않았다. 친구와의 우정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신문이나 언론에 돈을 들여 광고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서 황당하여, SNS 홍보를 하는 비용을 알아봤더니 한 달에 최소 백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하였다.
다른 한 지인은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몇 년 전 마케팅 홍보기획사를 차렸다. 디자인 편집에서부터, 광고 기획, 동영상 제작, 언론 홍보를 위한 콘텐츠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를 만들 당시 SNS, 블로그 마케팅, 온라인 마케팅이 뭔지도 몰랐다. 요즘 고객들의 대부분은 온라인 마케팅 홍보 기획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 마케팅 업무가 늘어났다. 블로그 및 페이스북 제작과 홍보, 블로그 기자단 운영, 팸 투어 관리 등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 홍보 패키지 상품을 기획하였다.
몇백만원부터 몇천만원짜리까지 맞춤형 패키지가 구성되어 있다. 비싼 것 같은 비용이지만 콘텐츠 기획 비용, 출장비, 블로거 섭외 비용을 제하고 나면 그리 많이 남는 장사는 아니다.
미식가인 친구는 요즘 유행어로 '폭풍 검색'을 하여 일부러 멀리까지 찾아갔던 식당에 크게 실망을 하였다고 한다. 전국구로 맛집을 찾아다니는 그 친구는 사진을 보고도 대충 분석을 하는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내용의 포스팅과 군침 돌 만큼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 사진에 속았다고 넋두리를 하였다.
맛집 블로그에는 취미형, 용돈벌이형, 홍보기획사제작형, 쇼핑몰형이 혼재되어 있다.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고 할 수 없다.
타 지역으로 여행을 할 때 스마트폰으로 맛집 검색을 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일상화가 되었다. 심지어 식당 테이블에 앉아서 주문을 하기 전에도 우선 검색부터 하고 본다. 메뉴 사진을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는 꽤 괜찮은 식당을 발견하고 블로그에 소개할 때는 미리 영화 내용을 알려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간혹 있다.
인터넷에서 맛집 정보를 검색하고 어디까지 참고할 것인가.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가질 수 있을까. 발걸음을 한 번쯤 옮겨봐도 좋을 것인가. 최종 결정은 각자의 몫이다.
대구 맛집 블로거 중에서 어떤 블로거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푸드 블로그 '모모짱의 맛있는 하루'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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