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모으기 시작했던 동전으로 돼지가 제법 살이 쪘다. 명절을 앞두고 "우리 돼지 잡을래?"하는 아빠의 말에 얼마나 들어 있는지 궁금했던 아이들이 각자 돼지저금통을 열기 시작했다. 일부러 신문지 위에다 주르르 쏟아부으며 양껏 돈을 만져보는 호사를 누렸다. 경제관념이 뛰어나서인지 세뱃돈 받으면 지폐는 꼭 예금통장에 넣어 달라 하고, 동전은 쪼르르 달려가 돼지 저금통에 넣더니 드디어 개봉박두!
동전을 헤아리다가 잊어버리기 몇 번, 또 엄마가 말 시키는 바람에 잊어버렸다며 화를 내기에 한꺼번에 백 개까지 세지 말고 열 개씩 쌓아 올려 곱셈으로 계산하라고 일러주고는 아이들 세뱃돈 통장을 찾아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그 금액을 확인하고는 "우~와!"하고 정말 좋아했다.
부자가 된 행복감이 저런 것일까?
한 푼 두 푼 모은 동전 수량의 금액보다 몇 곱절 많은 액수니 작은아이가 이걸로 아파트 살 수 있냐며 대뜸 묻는다. 어렵게 집 장만을 해서 대출금 갚아야 한다며 절약하자는 말을 늘 내 입에 달고 살아서인지 얼마 정도면 집을 살 수 있는지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래, 이거면 집 살 수 있어. 작은 집. 좀 더 모으면 넓고 전망 좋은 집 살 수 있다. 그때까지 모아보자."
기껏 백만원도 안 되는 돈이지만 넓은 집을 살 수 있다는 새 희망을 안고 우리는 통장 들고 은행으로 간다. 대망의 2014년, 돼지꿈을 위해.
박선민(대구 달서구 조암남로)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김면관(대구 북구 구암로 21길)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보내실 곳: weekend@msnet.co.kr 또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700-715) 매일신문사 독자카페 담당자 앞. 문의 053)251-1784. ※2014년부터는 새로운 도로명주소로 기재해 주십시오. '우리 가족 이야기'에 선정되신 분과 '지상 백일장' 코너 중 1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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