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2-겨울이야기

우리들의 겨울 이야기는

늘 얼음장 밑으로도 오고

말라버린 나뭇가지에서도 오고

황량한 들판에서도 왔다

그러나

꽁꽁 얼어버린 얼음장 밑으로도

겨울 강은 봄을 부르며 흘러갔고

앙상한 나뭇가지에서도

새 희망의 움은

느린 걸음으로나마 파랗게 트고 있었다

그리고

바람만 매섭게 활개치는 텅 빈 들판에서도

초록빛 물들일 예쁜 꿈을 품고 있었다

우리들의 겨울 이야기는

언제나 춥고 외롭고

때론 매섭게 보이지마는

그래도

가슴속에는

부푼 꿈을 보듬고 서서히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정창섭(밀양시 상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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