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막·초원으로…한·몽골작가들 예술 기행

동시대 작가 10명 전시, 22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이노 작
이노 작
김규형 작
김규형 작
윤동희 작
윤동희 작

한국과 몽골의 동시대 미술 작가들이 공동 전시를 갖는다.

'be anda:이름 없는 땅으로'가 이달 22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be anda'는 '의형제'라는 뜻을 가진 몽골어 'anda'와 동사 'be'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이다. 지난해 '몽골 노마딕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의형제와 같은 유대관계를 맺었던 지역 작가들과 몽골 작가들이 마련한 전시로 '몽골 노마딕 레지던시' 이후 확장된 작가들의 작업 현황을 엿볼 수 있다.

지역과 장소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동은 동시대 예술가들의 주요한 작업 경향 중 하나로 이는 본래의 생활권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창작 동력을 얻고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존립 배경이기도 하다. 몽골에서 양국 작가들은 자석이 부착된 줄을 몸에 묶어 고비사막을 걸어다니는 퍼포먼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사막과 초원을 걸어다니며 돌, 뼈, 나뭇가지, 쇠붙이 등을 수집한 뒤 종류별, 크기별로 분류하는 작업도 했다. 이런 행위들은 새로운 물질, 새로운 땅, 새로운 역사,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사건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는 지역 작가 4명(리우, 이도현, 윤동희, 김규형)과 몽골 작가 6명(진저, 바쪼, 바이샤, 아기, 바트라, 아노)이 참여해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의 개인 작품과 'be anda'로 상징되는 협업 작품, '몽골 노마딕 레지던시' 당시 영상 등을 선보인다.

리우 작가는 전사의 이미지가 프린트된 반투명 천과 영상을 이용해 경계 없는 자유를 갈망하는 작품 'Boundless Body'와 몽골 현지 퍼포먼스에서 사용했던 인물 석고 좌상 등을 내놓았으며 이도현 작가는 몽골 대초원의 풍경을 새롭게 해석한 회화 작품과 고비사막에서 벌인 퍼포먼스 영상 등을 전시한다. 김규형 작가는 몽골 레지던시 과정을 담은 사진을, 윤동희 작가는 드넓은 초원과 수많은 별을 보면서 만끽한 몽골의 자유와 자연을 담은 영상 설치 형식의 작품을 출품했다.

진저 작가는 협동 작업 과정과 그 결과를 공유하는 과정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고 바쪼 작가는 유목민의 전통적인 제례의식과 정신을 내면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바이샤 작가는 전통생활양식이 사라지고 유목민이 도시빈민으로 전락하는 사회현실을 다룬 작품을, 아기 작가는 몽골 초원에서 사라지거나 버려지는 사물들(물병, 뼈, 나뭇조각, 가위 등)을 이용해 자신과 자연, 사물이 하나임을 표현한 퍼포먼스 사진을 내놓았다.

바트라 작가는 전통문양 또는 몽골신화의 이미지와 현대적 아이콘들이 만나는 지점을 표현한 회화 작품을 선보였으며 아노 작가는 과거 바다였던 몽골사막을 배경으로 인어공주 퍼포먼스를 연출한 사진을 출품했다. 사람이 되기를 원했던 인어가 변태 후에 힘겹게 걸어가는 모습은 문명의 현대화에 힘들어하는 몽골 유목민을 은유한 것이다. 053)661-3500.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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