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자키 스스무 지음/전형배 옮김/김영수 감수
'세계의 고전' 'CEO가 읽어야 할 필독서'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권' 등에 속하는 '사기'.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불세출의 역사서에 꼭 따라붙는 또다른 별명이 있으니 그것은 읽기 어렵다는 뜻의 '난서'(難書)다.
사람들이 '사기'를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130권에 이는 방대한 분량과 '본기'(本紀), '표'(表), '서'(書), '세가'(世家), '열전'(列傳)으로 구성된 기전체 형식 때문이다. 편년체로 서술된 역사서는 한 인물 혹은 왕조의 탄생부터 소멸까지를 시간순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한번에 쭉 읽으며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사기'는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그 조각들을 찾아 맞춰야만 비로소 그 인물의 일생이 완성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독자가 유방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항우본기'와 '유방본기' '여후본기'에 더해 군데군데 흩어져 있는 '세가'와 '열전'을 함께 읽어야 한다. 그래야 유방의 일생은 물론 그의 기질,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이르기까지 유방이란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일본의 역사 전문 작가 시마자키 스스무가 이런 '사기'읽기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안내자 역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단숨에 읽는 사기'를 통해 사마천이 '본기', '세가', '열전'에 분산해놓은 여러 정보를 한데 모으고 시간순으로 재배치해 한 장만 읽어도 전체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독자는 흩어져 있는 정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된다. 유방의 시대가 궁금한 독자라면 유방이 등장하는 장만 읽고도 그와 그의 시대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공자, 손자, 관중과 포숙, 부차와 구천 같은 인물이 어느 시대 사람인지, 합종과 연횡, 거록 전투와 홍문의 연회는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지 등을 한눈에 그려 볼 수도 있다. 392쪽, 2만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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