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심의 세계] 억지 학습은 그만…"서로서로 배우기"

아이들의 배움은 어떻게 깊어지는가/이시이 쥰지 지음/살림터 펴냄

'서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배우기.' 비슷한 표현이 떠오른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마도 둘 다 소통에 대한 표현이다. 교실에도 소통이 필요하다. 저자는 '가르쳐 준다'는 빨리 알게 된 아이가 아직 모르는 아이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것이고, 상대방의 학습 의욕 유무에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배운다'는 마음을 열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여러 가지를 받아들여 자신을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배우고 싶은 의욕에서 일어나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이때 교실은 진정 배움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교실은 원래 아이들이 한데 모인 곳이지만, 함께 배우는 배움은 늘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함께 배우는 배움을 통해 아이들의 배움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억지로 토론 학습을 시키고 공동 과제를 던져 주는 차원과 다르다. 배움의 깊이를 알아가는 아이들과 더불어 교사들도 성장한다. 교실은 구성원 누구나 성장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가 된다. 높이의 기준으로 교실을 서열화하는 시대에 배움의 깊이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인 이시이 쥰지는 교사 출신이다. 2003년 소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이후 '교사의 말하는 법, 듣는 법' '교사들이 수업의 벽을 넘기 시작할 때' '있는 그대로의 배움의 모습' 등 전문 이론보다는 직접 체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교사들을 위한 실천서를 펴냈다. 200쪽, 1만1천원.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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