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도 풍각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곳은 성수월마을이다. 2007년 성곡댐 건설로 고향마을이 수몰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최근 연간 10만~15만 명이 북적거리는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는 코미디철가방극장의 인기몰이와 보통 농촌마을로서는 상상 못 할 기발한 아이디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비슬산을 이고 있는 각북면은 전원주택이 속속 들어서고, 예술인'갤러리가 터를 잡으면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도군은 비슬산에 문화 스토리가 있는 탐방로드를 조성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곳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성수월마을의 변신
성수월마을은 풍각면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였다. 성곡댐 조성 당시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지로 선정되며 성곡리, 수월리, 봉기리 등 6개 마을을 통합해 성수월마을이 됐다.
이런 성수월마을의 변신은 그린투어센터가 주도하고 있다. 그린투어센터는 특히 코미디철가방극장을 찾는 방문객이 어떻게든 이 마을에 머물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주차장 이름조차 '고객이 돈 버는 주차장'이다. 방문객이 2시간 이상 주차하면 현금 500원을 주거나 카페'식당에서 할인을 받는 조건이다. 투어센터 옆 소원탑과 '성곡리 유적 석곽묘'도 발굴 당시 땅속에 묻혀 있던 돌들을 그대로 옮겨 복원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투어센터 옆 성수월마을의 벽은 과거와 현재의 사진으로 장식해 신선한 볼거리가 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벽화보다는 마을에서 실제 살았던 사람들과 존재했던 풍경 사진으로 마을을 표현하겠다는 생각이다.
사진은 수몰되기 전 마을 풍경과 철거 과정, 주민 얼굴 사진 등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성수월의 가족들' 주제의 사진은 지난 10년간 사람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흥미롭게 맞춰보는 재미가 있다.
2003년 할머니의 등에 업혀 있던 아기는 2013년 초등학생이 돼 할머니를 업어보며 활짝 웃고 있다. 수몰 전 당산나무 아래에서 당제를 지내고, 고기를 40여 등분해 나누는 사진은 당시 마을이 40여 호 정도 됐음을 알려준다. 나무 그림의 벽화와 마을주민 인물사진을 조합해 모아놓은 벽면은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마을을 방문한 이숙경(울산시 신정동) 씨는 "철가방극장에서 한바탕 웃고, 마을 사진을 둘러보며 다시 한 번 웃게 되는 코스"라며 즐거워했다.
투어센터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미나리 채취, 사과 따기 등 계절별 체험과 자전거투어, 자연미술'음악'푸드학교 등 더욱 많은 방문객이 흥미를 가지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 이 마을에서 생산하는 복숭아와 사과, 미나리, 감말랭이 등은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할 정도다.
박성기 성수월마을 위원장은 "현재는 코미디극장이 마을을 견인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마을이 인근지역 관광객을 유도하는 원동력이 되도록 주민들과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했다.
◆철가방코미디극장과 몰래길
철가방극장은 언제나 만원이다. 그래서 2개월 전 예약을 해야 한다. 인터넷 예약 사이트에서는 예약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개그맨 전유성 씨의 스타 마케팅이 주효한데다 코미디 지망생들의 열정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는 새로 완성된 개그 공연물을 올리고 있다.
코미디극장 개그학교에는 청년 지망생 30여 명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이들은 개그 연습뿐 아니라 노래와 춤, 사회, 요가 등 다방면에서 실력을 키우고 있다. 강의 프로그램에 따라 전문가 강의가 이어지며, 아이디어 회의에서는 동작 하나하나 섬세한 부분까지 전부 합격해야 무대에 오를 수 있다. 공연시간 70여 분 동안 관람객들은 눈앞에서 휙휙 돌아가는 공연을 만끽한다. 공연 후 사진촬영은 덤이다.
그린투어센터를 출발지로 하는 '몰래길'(이서국 나무꾼이 이 길에서 몰래 소원을 빌었더니 소원이 이루어지더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은 아직 미완성이다. 성곡댐을 한 바퀴 도는 코스와 그린투어센터를 출발해 각북 최복호 패션연구센터로 이어지는 코스가 있다. 시골길이지만 포장된 임도 구간이 많아 걷기엔 불편할 수도 있다. 소나무 숲을 잘 살리고, 농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각북면 한방 휴사업과 연계
청도군은 전원주택과 휴양시설이 많은 각북면에 대해 한방 휴(休)사업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를 꾀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방의료와 달성군의 휴양시설, 청도군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자체 간 시너지효과를 얻는 한방 휴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농경문화의 유산인 소싸움경기와 근대화를 이룬 새마을정신, 와인터널과 코미디 공연 문화를 부각하는 청도 탐방로드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비슬산 등산로에 스토리가 담긴 탐방 데크와 전망대, 포토존 등을 설치하는 하드웨어와 이를 청도와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체계화한다는 것이다.
문화관광과 김광수 과장은 "의료와 휴양, 문화체험을 지역에서 서로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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