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닷가 노부부가 동반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가슴이 저려온다. 노부부는 생활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기에 극단적인 결정을 했을까? 국가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는 일이 최우선인데, 자살률 세계 최고라는 오명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국가와 국민이 깊이 성찰하고 가슴에 담아야 할 과제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 국가 중 근로 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다. 피땀 흘리며 노력하지만, 노인 빈곤율 1위라는 현실에 묶여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평균기대 수명을 보면 남자는 72세, 여자는 81세다. 그런데 직장보험가입자의 경우 남성이 74세, 여성이 82세인 반면 기초 생활수급자는 남성이 55세, 여성이 72세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득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 통계 자료도 소득이 많은 자치구와 상대적으로 저소득 지역의 사망률 분석에서 후자의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득과 수명에 관련성이 큼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경제 성장과 더불어 수명이 점점 늘어가고 있으나 빈부 격차도 커져서 일반 국민의 삶이 질적으로 항상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런 우울한 그림자들이 우리 사회를 감싸고 있다 보니 노인층과 같은 약자들은 더욱 힘든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 부모들은 희생이란 굴레에서 한평생을 살아오셨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면서도 자식이란 보험에 집착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유아부터 청소년기에 이르는 과도한 학원비, 대학등록금, 심지어는 독립하는 자식의 혼수비, 끝이 보이지 않은 자식에 대한 맹신적 투자 계획만 있고 진정 본인이 필요한 노후 준비는 전무한 예가 허다하다.
앞으로 평균 기대 수명이 100세도 가능하다는 연구를 볼 때 노후의 안정된 삶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생 계획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한 예로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지출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황혼에서 사망까지 지출해야만 하는 의료비는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지출한 의료비 총액의 30%에 이른다고 한다. 인생 말기 회복이 불가능한 고령 환자들이 의료비로 인해 빈곤층으로 추락한다고 하니 그 대책의 시급성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 황혼에 접어든 남은 기간, 의료비 지출에 대한 두려움을 예방하고 평온한 장수를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제도 개선과 잘못된 가족문화의 적극적인 가치관 전환이 요구된다.
'어떻게 되겠지'란 안일함과 난 건강하게 살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노후 문제의 심각성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지혜를 모아 행복지수 100%인 복지왕국 코리아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봉전 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약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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