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수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사퇴 배경과 DGB금융지주의 후임 경영진 인선에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9년 취임 때부터 소통과 지역 밀착 경영을 통해 내부 직원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계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하 회장의 전격적인 사퇴에 지역 경제계는 다소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은행을 지속 가능한 우량 은행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하 회장은 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연임(?)이 조심스레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 회장 왜 전격 사퇴했나
하 회장은 17일 지주 회장 임기(3월 말)와 은행장(내년 3월) 임기가 달라 '임기 엇박자'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DGB금융지주의 경영 효율을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 회장의 전격 사퇴는 이런 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대구은행의 경우 역대 5년 넘게 재임한 은행장이 없었다. 지주회사가 설립되기 전 역대 행장들은 은행장 임기를 앞두고 미리 사퇴하는 '행장 문화'를 만들어 왔다. 이런 점이 하 회장의 사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은행 내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초대 행장을 제외하고 지금껏 연임한 사례는 있어도 임기를 모두 채운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초대 김준성 행장이 8년간 재임한 것을 제외하면 2대 남옥현 행장이 5년간 재임했고 정달용, 권태학, 이상경, 홍희흠, 서덕규, 김극년, 이화언 등 전임 행장들이 모두 5년 미만 재임했거나 연임하더라도 중도 사퇴했다.
이와 함께 2009년 은행장직에 오른 뒤 한 차례 연임을 한 데 따른 피로감도 사퇴 결심을 한 배경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새 정부 들어 불고 있는 금융지주의 경영진 물갈이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지난해 산은금융, 우리금융, KB금융,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잇따라 바뀌었다. 올해는 정부의 칼끝이 지방 금융지주를 겨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지난해 연말 부산금융지주회장이 퇴진하기도 했다.
◆DGB금융지주 차기 수장은
하 회장의 사퇴로 후임 회장 겸 은행장이 누가 될지에 대해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18일 DG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후임 회장 및 은행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DGB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후보추천 기준에 따르면 ▷대구은행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하고 ▷부행장이나 부사장급 이상을 지낸 전'현직 임원으로 제한돼 있다. 물론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금감원 의도에 따라 외부인사 수혈 길도 열려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7, 8명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DGB금융지주 자회사 사장 및 부사장, 대구은행 부행장, 전 임원 등이 대상이다.
자회사 사장으로 박인규 대경TMS사장, 이천기 유페이먼트 사장과 대구은행 내부에서는 마케팅그룹장인 이찬희 부행장, 경영그룹장인 이만희 부행장, 박동관'성무용 DGB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대구은행은 내부 인사 발탁 전통을 이어가고 있어 이들 중 1명이 차기 행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등 은행권 전체에 대한 변화와 쇄신을 요구받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만큼 의외의 인물이 차기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는 지역 여론과 배치된다.
회장과 은행장 결정을 위한 주주총회는 내달 21일 열린다. 하 회장이 전격 사퇴한 지 하루 만에 회장 및 은행장을 선출하려는 것은 내부조직의 동요를 막기 위한 하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 회장은 최근 오해를 많이 받았다. '후계 구도를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이 오래 회장직을 유지하려 한다'는 오해에 시달려 왔다.
이에 대해 하 회장은 "능력 있는 후배에게 길을 터주는 것은 대구은행의 오랜 전통이다. 이것을 이어가야 하고 후임 회장 및 행장이 대구은행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하춘수 회장은
▷1953년 경북 김천 ▷1972년 성의상고 졸업 ▷1981년 영남대 졸업 ▷1971년 대구은행 입행 ▷1997년 대구은행 서울분실장 ▷2003년 대구은행 영업부장 ▷2004년 대구은행 부행장보 ▷2006년 대구은행 수석부행장 ▷2009년 대구은행장(현) ▷2009년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현) ▷2011년 이탈리아 명예영사(현) ▷2011년 DGB금융지주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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