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대구역 대체 주차부지 '무용지물'

신세계 보상 합의 못해 '진땀'…개인 사업자 "재벌기업 횡포"

지역 숙원사업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24일 착공을 앞둔 가운데 환승센터 및 유통시설 시공사인 신세계가 역사 주변 주차장 운영자와 갈등을 빚으면서 동대구역 주변 주차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신세계가 환승센터 공사로 인해 폐쇄되는 주차장 대신 마련한 주차부지(170면)가 주차장 사업자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 신세계는 수년 전부터 동대구역 주변에서 구청과 코레일시설공단 땅을 빌려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와 의견 대립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A씨는 재벌기업 신세계가 개인의 재산권은 무시한 채 대형 법무법인을 동원해 2년간 운영해온 주차장을 강제 폐쇄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신세계는 역사 주변 민원인 74명 중에 73명은 원만히 합의를 본 상태인데 유독 A씨와는 주차장 보상에 따른 합의가 진척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양측의 싸움은 이달초 깊어졌다. A씨는 2012년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사업 지정고시가 나기 전에 역사 남쪽에서 동구청과 코레일시설공단의 땅을 임대해 주차장(만남1주차장 120면, 만남주차장 100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신세계가 환승센터 사업을 위해 지난해 4월 만남1주차장 땅을 매입했고 이달초 법원의 강제 집행으로 주차장을 없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시설이전비 등을 신세계가 보전한다고 했지만 수개월 동안 제대로 된 의견 조율 없이 이달초 주차장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도 맞불을 놓았다. 신세계의 대체 주차장을 이용하려면 A씨가 추가로 운영하고 있는 '만남주차장' 부지를 지나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의 배려(?) 없이는 신세계의 대체 주차장이 무용지물인 셈이다.

A씨는 철도공단과 2017년까지 만남주차장 임대 계약을 맺고 있다. 신세계와 개인 사업자간 불화 탓에 주차공간이 줄면서 시민들도 불편해 하고 있다. 신세계 공사로 인해 만남1주차장(120면)에 이어 속속 주차장이 폐쇄되면 주차난은 심각해 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 동대구역 주변에는 약 700면 정도의 주차공간이 있었지만 사실상 턱없이 부족했다.

KTX편으로 대전에 출퇴근 하는 직장인 김모(41) 씨는 "신세계 공사로 기존 주차장이 없어지는 등 주차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덥석 공사를 시작하기 보다는 시민불편을 줄이는 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대구역 주변 주차시설 관계자들은 "동대구역 주변은 마중이나 배웅차량을 제외한다 치더라도 최소한 700~800면 이상의 주차시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최대한 시민 편의를 위해 대체 주차장 부지를 마련했지만 사업자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