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워보지도 못하고…人災에 깔린 14학번의 꿈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부산외국어대 학생 등 10명 사망,100여 명 중경상

17일 오후 경주 양남면 마우나오션 리조트 강당 지붕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119구조대원, 경찰관, 군인들이 밤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왼쪽 위 학생들 숙소에 불이 켜져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7일 오후 경주 양남면 마우나오션 리조트 강당 지붕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119구조대원, 경찰관, 군인들이 밤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왼쪽 위 학생들 숙소에 불이 켜져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후진국형 건물 붕괴 사고가 또다시 발생, 신입생 환영행사에 참가했던 대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10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무려 126t(경북도 계측)으로 추정되는 폭설이 허술한 샌드위치 패널 건물 지붕에 쌓여 붕괴 위험이 예견됐음에도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채 1천여 명 가까운 학생이 참여하는 행사를 강행하면서 빚어진 참사였다.

◆10초 만에 무너졌다

17일 오후 9시 6분쯤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체육관 건물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사고 목격자들은 불과 10초 만에 건물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했다. 건물 안에서 신입생 환영행사에 참석한 부산외국어대 학생 9명과 이벤트업체 진행자 1명이 숨졌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체육관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위해 부산외대 학생 1천12명 중 560명이 모여 있었고, 상당수는 하나뿐인 출입구와 창문으로 대피했지만 100여 명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밤샘 구조작업

사고 직후 한 학생이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 구조대가 출동했다. 그러나 현장이 산 중턱에 있는데다 진입도로가 눈에 덮인 탓에 구조대는 제설작업을 하면서 현장에 접근했다.

소방당국에 이어 해병대'육군 50사단 등 군부대, 경찰특공대까지 총동원돼 밤샘 구조작업이 펼쳐졌다. 구조대는 사고발생 5시간 만인 18일 새벽 2시쯤 사망자를 10명으로 최종 집계했다. 구조된 부상자들은 경주 동국대병원'계명대 경주동산병원'경주중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

◆눈 무게가 원인인 듯, 건물 부실 여부도 조사

경주경찰서는 일단 리조트 측이 샌드위치 패널 건물 지붕 위에 있던 눈을 제대로 치우지 않아 건물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1천200㎡(363평) 정도 넓이의 체육관 지붕에는 70㎝ 이상 눈이 쌓여 있었으며, 전체 무게는 126t가량에 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결국 철근콘크리트 건물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말이다.

그러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측은 "지붕이 샌드위치 패널이었던 점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구조물 결함 여부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경찰서는 18일 오전 중에 사고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밀감식에 나서는 등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리조트 관계자 등을 불러 안전관리 소홀, 부실공사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한 뒤 위반 여부가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범정부적 사고수습

경북도와 경주시는 김관용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으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18일 새벽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수습에 만전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마리나오션리조트 소유주인 코오롱그룹 이웅렬 회장도 18일 새벽 사고현장을 방문, "유가족들에게 사죄한다. 코오롱 자체 사고 대책본부를 마련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특별취재팀

팀장=김수용 사회2부장

취재=최경철'장성현'이채수'박승혁'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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