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샌드위치 패널 다른 건물도 눈 무게에 '폭삭'

17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과 똑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 지붕들도 평년 적설량을 웃도는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잇따라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에선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9일부터 공장지붕 붕괴 5건을 비롯해 20여건의 지붕 붕괴와 붕괴 우려 신고가 들어왔다. 10일 울산 북구의 금영ETS 공장 지붕이 무너져 근로자 1명이 숨졌고, 11일 세진글라스 공장 지붕이 무너져 근로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센트랄코퍼레이션 공장 지붕이 무너져 2명이 다치고 근로자 7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붕이 무너져내린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건물과 울산지역 공장들은 모두 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한 'PEB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으로 지어졌다.

PEB공법은 강철로 골격을 세우고 외벽을 샌드위치 패널로 붙이는 건축법이다. 재래식인 'H-빔 공법'과 달리 건물 내에 기둥이 없이 최대 건물 폭을 120m까지, 건물 길이는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사비용뿐 아니라 공사기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PEB공법의 핵심은 비용절감을 위해 골격의 강도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 하중을 많이 받는 부분은 강철을 많이 쓰고, 나머지 부분은 비교적 양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기둥이 없는 상황에서 골격의 강도까지 다르다보니 쌓인 눈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눈이 비교적 적게 내리는 지역 특성상 이런 공법을 이용해 대형 건물을 많이 지었다.

건축구조 전문가는 "강철이 적게 들어간 골격 방향으로 눈이 쏠려서 아래로 향하는 무게가 집중되면 건물의 균형이 깨지면서 쉽게 무너져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PEB공법으로 지어진 샌드위치패널 구조물은 다른 건축물과 마찬가지로 국토교통부가 평년 적설량을 통계로 지역마다 정한 적설하중 계수를 충족해야 준공허가를 받는다.

대구를 비롯해 울산'서울'부산 등지의 적설하중 계수는 0.5kN/㎡이다. 다시 말해 1㎡당 50㎏의 눈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에 비해 눈이 많이 오는 인천은 0.8kN/㎡, 속초 2.0kN/㎡, 강릉은 3.0kN/㎡이다. 울릉도와 대관령은 7.0kN/㎡에 이른다.

통상 눈이 50cm 쌓이면 50kg의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이 수치는 금방 내린 눈일 경우에 해당되고, 내린 눈이 녹은 뒤 다시 쌓이면 무게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지역에 곳에 따라 50~75cm의 적설량을 보였다"며 "사고 당일 다시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지붕이 감당할 수 없는 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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