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문화 교역 상품이다. 최근 대구에서 열린 '2014 창작 뮤지컬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국내외 뮤지컬 전문가들은 '한'중'일은 하나의 시장'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과 '한'중'일 간 활발한 합작'을 방안으로 내놨다.
◆한국 뮤지컬의 중국'일본 시장 진출 방안은=중국 뮤지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 공연 시장 규모가 우리 돈으로 4조원대로 예상되며 그 중심에 뮤지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은 뮤지컬 생산 기지로 적격이다. 중국 1세대 뮤지컬 제작자인 리둔 뮤지컬 프로듀서는 "중국 뮤지컬 시장은 3~5년 내에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중국 뮤지컬은 유럽과 미국은 물론 인접한 한국의 제작 노하우를 받아들이며 발전하고 있다. 분명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작 뮤지컬 '미용명가'를 중국과 합작한 작품인 '메이파밍자'로 중국 공연시장에 진출한 바 있는 이상원 극단 뉴컴퍼니 대표는 "우리가 판권을 가진 창작 뮤지컬을 진출시키고 영화 등 다른 장르로도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작품은 물론 배우와 제작 인력도 교류하며 활발한 합작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한국의 2배 정도인 6천억원 규모의 뮤지컬 시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일본 뮤지컬 시장은 90% 이상이 해외 라이선스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창작 뮤지컬의 진출 여지가 높다. 지난해 4월 일본 도쿄에 문을 연 한국 뮤지컬 전용관인 아뮤즈 뮤지컬 씨어터는 연중 20여 편의 한국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일본 뮤지컬 제작사 네르케플래닝은 2012년 한국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과 '드림하이'를 뮤지컬로 제작해 일본에서 공연한 바 있다.
한'일 합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내년 한국 제작사 뮤지컬 해븐과 네르케플래닝이 인기 만화 '데쓰노트'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공연하고, 영화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마츠다 마코토 네르케플래닝 대표는 "한'중'일 제작자들이 모여 기존 만화'애니메이션'소설'영화 등 원작을 바탕으로 기존 원작 팬을 흡수하는 전략을 구사해 뮤지컬을 제작하면 유럽과 미국 뮤지컬 시장 진출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적 안목으로 해외시장 공략해야=제대로 된 해외 진출을 위해 한국, 특히 대구 뮤지컬이 기본기를 잘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배성혁 예술기획성우 대표는 "현재 대구 뮤지컬은 해외진출이라기보다 교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글로벌 소재'로 뮤지컬을 제작하고, 꾸준히 작품 수준을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뮤지컬은 한 번 공연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려야 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 뮤지컬의 해외 진출 방안을 엿볼 수 있는 사례는 2011년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개막작 '투란도트'다.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2012년 중국에 진출한 작품이다. 특히 '지역 뮤지컬은 지역 소재를 써야 한다'는 관념에서 탈피해 세계적인 오페라 투란도트를 창작 소재로 썼다. 이후 투란도트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콘텐츠진흥원이 2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3D기술을 접목시킨 투란도트는 올해 제8회 딤프 무대에 다시 오른다.
해외 진출의 우선 조건은 국내 뮤지컬 시장 활성화라는 지적도 있다. 뮤지컬의 아카데미라는 토니상을 받은 김병석 CJE&M 대표는 "'대구에 가면 뮤지컬 공연이든 제작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도록 대구시와 딤프가 노력해야 한다. 그 파급 효과는 국내 뮤지컬 시장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해외 진출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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