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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값 거품빼기' 지역섬유·패션업계 나선다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성이 강조된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성이 강조된 '건강한 교복'을 만드는데 지역 섬유'패션업계가 힘을 모으고 있다. 매일신문 DB

교복가격의 합리화를 위해 대구경북 섬유'패션업계가 힘을 모은다. 대기업의 값비싼 교복에 맞서 통합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지역업체의 고급 소재를 활용해 '합리적인 교복 생산'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다.

◆비싸고 불편한 교복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은 17일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교복 공공재 서비스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패션연과 교육계, 관련업계 및 전문가뿐 아니라 수십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해 학생 교복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간담회 참석자 대부분은 현재 국내 교복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의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해 교복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것. 한 전문가는 "국가교육통계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중고등학교 신입생은 126만213명으로 이들이 한 벌에 20만원씩하는 동복만 사 입는다 해도 2천500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 아이비, 엘리트, 스쿨룩스 등 4개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77%를 차지하고 있다. 교복가격 거품은 대기업군의 물량공세와 마케팅의 영향 탓"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소재도 문제다. 동서울대 최경미 교수는 "거북이목과 앞으로 휘어진 어깨가 요즘 중고등학생들에게 보이는 체형이다"며 "이는 잘못된 자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꽉 끼는 교복으로 인한 활동성 제한도 한 몫한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 학생이 비싼 모직 원단의 교복을 입을 필요가 없을뿐더러 이러한 소재는 엄마들이 세탁하기에도 어려워 관리마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복의 유통 과정에서 소비자가 빠진 점도 현재 교복의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인터크로스 최상현 대표는 "교복이 공공재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대기업이 일반적인 의류 유통 방식의 시스템으로 팔고 있다"며 "교복은 개인이 취향에 따라 사고 말고 하는 '기호품'이 아니므로 공공재 교복 서비스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복문화, 지역 패션이 나선다

'건강한 교복문화 정착'을 위해선 수요자와 지역 섬유'패션업계가 힘을 모아 '공공구매'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관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능인중학교는 학부모가 직접 교복제작에 참여, 소재는 물론이고 디자인 등을 선택해 지역 중소업체에 교복 제작을 의뢰했다. 학부형 임신옥 씨는 "추운 날씨를 고려해 바지 안감은 기모를 적용하고 재킷은 패딩처리하는 등 학생의 편의와 디자인 등을 모두 고려하면서도 지역 최저 가격으로 교복을 공동구매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패션연은 지역 패션업계와 중소 교복제작점과의 협력을 통한 수요자 중심의 교복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패션연 김충환 원장은 "패션연이 가진 역량을 활용한 디자인, 소재 및 품질관리 기능으로 현재 교복의 불편함을 없애고 지역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 가격을 합리화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교복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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