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의 백미가 될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가 20일 새벽 쇼트프로그램으로 시작된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와 일본 여자 피겨의 자존심 아사다 마오(24), 러시아의 신예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가 금메달을 놓고 다툴 이번 대회의 관전법을 짚어본다.
◆필살기는
김연아 등 세 선수는 각자의 필살기를 앞세워 정상에 오를 태세다. 김연아의 주 무기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정석 점프와 예술성(표현력)이다. 리프니츠카야는 곡예에 가까운 스핀 기술을, 아사다는 전매특허인 트리플 악셀을 주 무기로 한다.
김연아의 트레이드마크는 교과서 점프로 불리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이다. 기본 점수 10.10인 고난도 3회전 연속 점프다. 여기에는 두둑한 수행점수(GOE)가 보태진다. 리프니츠카야도 김연아와 같은 기술로 경기를 시작하지만, 점프 높이와 비거리, 우아함에서 김연아와는 차이가 있다. 김연아는 점프 기본점수에서 아사다와 리프니츠카야에 밀리지만 완성도에서 이들을 앞지른다. 무엇보다 기술, 동작 연결, 연기, 안무, 곡 해석 등 구성점수에서 김연아는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한다.
리츠니츠카야는 놀라운 유연성으로 최고 레벨의 스핀을 구사한다. 체조 선수 출신인 그의 스핀은 빠른 회전과 현란한 연기를 동반하고 있다.
아사다는 이번에도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로 승부를 건다. 여자 선수 중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는 선수는 아사다뿐이다. 하지만, 그의 점프는 성공률이 낮다.
◆'누가 강심장이냐'
2010년 밴쿠버 대회. 김연아는 쇼트에서 아사다 뒤에 연기했다. 아사다가 73.78점의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역대 최고인 78.50점을 이끌어냈다. 금메달이 달린 프리에서는 김연아가 먼저 연기했다. 김연아는 150.06점을 받아 종합 228.56점의 역대 최고 기록으로 기세를 올렸다. 이를 지켜본 아사다는 중반 이후 두 차례 점프 실수를 저지르며 무너졌다.
이번 대회도 '누가 강심장을 가졌느냐'에 따라 메달 색깔이 갈라질 전망이다. 일단 쇼트 조 편성에선 리프니츠카야가 유리해 보인다. 마지막 5조 첫 번째 나서는 리프니츠카야는 가장 좋은 상태의 얼음에서 연기하는 행운을 얻었고, 마지막 순서를 뽑은 아사다는 다른 선수들의 결과를 모두 지켜본 뒤에 상태가 나빠진 얼음 위에 올라야 하는 불운을 감수해야 한다. 김연아는 3조 5번째로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장 나쁜 조건도 피했다.
경쟁 선수보다 먼저 연기하는 것은 김연아에게 유리한 점이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 사이에서 연기하기에 돋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자신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 그가 좋은 점수를 받으면, 뒤에 나서는 선수는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닌 이상 흔들릴 수밖에 없다.
◆후한 채점은 변수
이번 대회 피겨스케이팅은 여자 싱글을 제외한 모든 경기를 마쳤다. 눈에 띄는 점은 신기록 양산이다. 아이스댄스에서는 쇼트'프리와 종합 점수 모두 최고점 신기록이 나왔다. 금메달을 차지한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미국)는 쇼트에서 78.89점을 받아 종전 기록(77.66점)을 경신한 데 이어 프리에서 116.69점을 받아 종전 기록(113.69점)을 3점 이상 끌어올렸다. 종합 점수도 195.52점으로 종전기록(191.35점)을 경신했다.
페어스케이팅과 남자 싱글에서는 쇼트 기록이 경신됐다. 페어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타티야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란코프(러시아)는 쇼트에서 84.17점을 받아 자신들이 올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83.98점의 역대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남자 싱글의 하뉴 유즈루(일본)는 쇼트에서 사상 최초로 100점대를 돌파, 101.45점으로 자신이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세운 99.84점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이번 대회에서는 점수가 후하게 주어지고 있다. 단체전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리 모두 1위를 차지한 리프니츠카야는 러츠 점프에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지만, 심판진은 한 차례밖에 이를 잡아내지 않았다. 변별력을 떨어뜨리는 후한 점수가 김연아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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