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4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했다. 18일 저녁 심석희, 박승희, 조해리, 김아랑의 한국대표팀은 마지막 반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중국을 정정당당하게 추월하며 역전 우승했다. TV를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본 전 국민을 감동시킨 극적인 승리였다. 특히 마지막 주자로 나선 '빙속 천재' 심석희는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운 막판 스퍼트로 거짓말처럼 중국 선수를 추월해 완벽하게 승리했다.
쇼트트랙은 역대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따낸 26개의 금메달 가운데 23개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 종목이다. 여자팀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부터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3,000m 계주 4연패를 했으나,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애매한 판정으로 실격패해 금메달을 중국에 넘겨 주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빈틈없이 완전한 승리를 거두면서 중국이 한 수 아래임을 증명하고, 밴쿠버 대회 때의 억울한 패배를 고스란히 설욕했다.
여자팀의 우승 뒤, 여러 사연이 알려지면서 국민에게 또 한 번 감동을 주었다. 17세 심석희는 대학생인 다섯 살 터울의 오빠가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사 준 녹색 스케이트를 신고 달렸다. 김아랑은 15년 동안 트럭 하나로 전국을 다니며 창틀 설치 작업으로 뒷바라지한 아버지에게 보답했다.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준결승까지 함께했던 공상정은 대만 출신의 화교 3세로 귀화 선수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금메달은 여러 의미에서 값지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파동으로 한국 선수단 전체가 침체한데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이상화의 금메달 이후 여러 종목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안현수 파동은 대통령의 빙상계 파벌 싸움 경고로 이어졌고, 대한체육회도 철저한 감사를 천명해 부진한 성적과 함께 국민의 비난을 받았다. 부침은 있었지만, 남녀 쇼트트랙은 양궁과 마찬가지로 세계 대회 우승보다 국가대표 되기가 더 어렵다고 할 정도로 20년 이상 한국이 세계 최강이다. 이번 금메달을 계기로 빙상계가 불화와 갈등을 씻고 다시 한 번 재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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