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올림픽 포상금

고대 올림픽은 그리스 내 도시 간 경쟁의 산물이었다. 그리스인들은 도시별로 스포츠 행사를 즐겼다. 그중 가장 돋보인 것이 올림피아에서 열렸다. 여기엔 직업선수들만이 출전할 수 있었다. 각 도시를 대표한 선수들은 각각 트레이너와 마사지사까지 고용해 훈련하고 경기에 참가했다.

올림픽 우승자가 공식적으로 받은 것은 올리브 가지가 고작이었다. 그렇다 보니 정작 선수들이 경기 결과에 목을 맨 것은 다른 이유였다. 이들이 우승하고 귀향하면 고향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았다. 엄청난 포상금도 따랐다. 어떤 포상을 하느냐에 따라 고향을 등지고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도 생겨났다.

기원전 7세기 아테네 지도자 솔론은 알키아비아데스가 레슬링에서 우승하자 500드라크마를 포상했다. 솔론은 "알키아비아데스는 아테네를 그리스 최고 도시로 만든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500드라크마는 당시 양 500마리를 살 수 있는 큰돈이었다.

도시 간 경쟁이 가열되다 보니 스카우트전도 치열했다. 크로톤 출신 아시틸로스는 스타디온에서 2연패를 이룬 후 시라쿠스 소속으로 옮겨 다시 우승했다. 도시를 옮긴 아시틸로스에 대해 크로톤 시민들은 격분했다. 그의 동상을 부수고 그가 살았던 집을 몰수해 감옥으로 바꾸는 일이 벌어졌다.

고대 올림픽에서 시작된 포상금 전통은 오늘날까지 그대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을 주는 나라로 카자흐스탄을 꼽았다. 카자흐스탄은 금메달을 따면 2억 6천513만 원을 준다. 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는 올해부터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대한 포상금을 대폭 올렸다. 금메달리스트에겐 400만 루블, 은'동메달엔 각각 250만 루블과 170만 루블을 걸었다. 전체 6위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포상금으로 6천만 원을 걸어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가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안현수는 아직 500m와 5,000m 계주를 남겨두고 있다. 안현수의 포상금은 현재 2억 1천500만 원을 넘어섰다. 어제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각기 6천만 원의 금메달 포상금과 매달 100만 원의 연금을 받게 됐다. 올림픽 메달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국가의 영광이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포상금은 예나 지금이나 그 부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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