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모래밭 진주보다 햇빛 아래 다이아몬드를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향해 당시 박근혜 당선자는 '모래밭의 진주'라고 극찬(?)을 하고 발탁을 했다. 그러나 결국 10개월 만에 낙마했다. '모래밭의 진주'가 낙마하는 바람에 시중에 진주 값이 폭락했다는 우스개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실패 사례는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김용준 국무총리 내정자와 윤진숙 전 장관의 낙마가 가장 대표적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두 사람 모두 부적합한 인사임이 뻔했지만, 임명은 강행됐다. 국민들은 대통령 참모들 중에는 "아니 되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등 '창조'를 정권의 화두로 제시했다. 창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인재의 등용을 '창조적 마인드'로 해야 '창조과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창조적인 인재는 '모래밭의 진주'처럼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햇빛 아래서 빛나는 다이아몬드'처럼 곳곳에 있지 않은가?

대통령의 면전에서 자기 소신을 용기 있게 펼칠 수 있는 사람, 대통령의 의중에 반하더라도 직언을 할 수 있는 기개가 있는 사람이야말로 다이아몬드가 아닐까? 예컨대 2010년도 세종시 수정안에 관하여 당시 박근혜 의원의 견해에 반대했던 김무성 의원, 2012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경쟁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 가까이에서 보필하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유승민 의원, 새누리당 내의 쇄신파 의원 등은 어떤가?

대통령의 자리는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것이다. 대통령은 취임 순간부터 정파적 이해관계를 벗어버리고 국가 전체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를 이끌어 갈 인재를 키워야 할 책임도 있다. 집권 과정에서 도움을 주지 않았던 인물이라도 능력만 있다면 과감하게 등용해야 하지 않을까? 기(氣)가 반짝반짝 빛나는 인물들이 정권에 필요하지 않을까? 야당의 인사라도 지역과 관계없이 능력만 있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등용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국민통합의 길이 열릴 것이다.

1860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정적들을 핵심요직에 등용했다. 라이벌 슈워드를 국무장관에 임명했다. 그리고 자신을 '키 큰 원숭이(고릴라)'라고 조롱했던 스탠튼 변호사를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링컨은 그들이 유능하기 때문에 등용했고, 그 결과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연방제를 지켰다.

지금 광역시'도 지사 후보 중 친박계 후보들은 비박(非朴)계에 밀리거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2인자를 허용하지 않고 '튀는 사람'을 꺼려온 박근혜 대통령 밑에서 생존했으니, 참모(혹은 친위대)의 이미지만 강할 뿐 지도자성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친박 전력이 훈장은 아니다.

앞으로 장관 등 요직에 기가 있는 사람, 대통령과 당당하게 토론할 수 있는 사람, 대통령의 사고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인재의 등용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나라 태종은 자신의 형의 편에 서서 자신을 죽이라고 간언했던 위징(魏徵)을 등용했다. 당나라 현종은 한휴(韓休)의 직언 때문에 살이 찌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현종은 "내가 한휴를 쓰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나라를 위한 것이다. 내가 말라도 백성들이 살찌면 그것으로 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 명 군주들도 직언하는 신하를 가까이 두었는데, 지금은 민주주의 정치시대이니 직언하는 참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2년차를 맞이하여 널리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시켜야만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에 동참할 것이다.

김용대/변호사·한국자유총연맹 김천지회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