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깊은 새벽잠을 확 깨우는 명품 연기였다. 극도의 긴장감을 이겨낸 그의 연기에 '역시 김연아'라는 탄사가 터져 나왔다. 한 치의 오차 없는 '교과서 점프'와 관람객들을 아이스링크 위로 빨아들이는 표현력(예술성)은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4년 전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정상에 선 '금빛 피겨 여왕'의 귀환이었다.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또 한 번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김연아는 20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9.03점과 예술점수(PCS) 35.89점을 더한 74.92점을 받아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김연아는 자신의 역대 국제대회 기록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고득점을 받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공식 집계하는 올 시즌 최고 기록인 아사다 마오(일본)의 73.18점보다 높은 점수다.
올림픽 2연패를 향해 첫 걸음을 잘 디딘 김연아는 21일 오전 3시 46분 예정된 프리스케이팅에서 마지막 조 맨 마지막 순서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오랜 시간을 긴장 속에서 기다려야 하는 마지막 순서는 결코 좋은 조건이 아니다. 하지만, 김연아는 조 추첨 후 "대회 경험이 많아 연기 순서는 경기력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연아는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에서 경쟁자들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지 못해 프리스케이팅에서 거센 도전을 받을 전망이다.
러시아의 복병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74.64점을 받아 0.28점 차로 2위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카틀리나 코스트너도 예상 밖의 고득점(74.12점)을 받아 김연아를 위협하고 있다.
반면 김연아의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로 꼽힌 러시아의 율리야 리프니츠카야(65.23점)와 일본의 아사다 마오(55.51)는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각각 5위와 16위로 처졌다.
한편, 김연아와 함께 올림픽 무대에 나선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은 각각 18위와 23위를 차지,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획득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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