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지도부 감정 섞인 고성…주류·비주류 갈등 불거지나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경산청도)와 당내 최다선(7선) 중진인 정몽준 국회의원이 19일 비공개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거친 설전을 벌였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방문 건이지만 최근 당내 친박(친박근혜)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 양상이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여야 국회의원 40명은 중국 전인대 초청으로 20일부터 3박 4일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양국 우호협력관계 증진, 북한 핵 문제, 동아시아 평화협력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외교현안에 대해 면담하기로 돼 있었다.

이날 공방은 최 원내대표가 방중 대표단의 규모를 줄일 수 없는지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최 원내대표의 발언은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회 평창특위 소속 의원들이 외국 일정을 소화하느라 국회를 비운 상태에서, 방중단까지 빠지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60여 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게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는 "외유성 출장으로 비칠 수 있다. 20일 출국하는 의원 규모를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한'중의원협의회장이자 방중단 단장인 정 의원은 "방중 일정은 중국 측과 사전 협의를 거친 일정으로 이 때문에 본회의 연기 요청을 했고, 지난해 12월에 원내 지도부에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중 외교를 논의하는 게 외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 원내대표는 "그런 요청을 받은 적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최 원내대표를 향해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서울시장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하고 다닌다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따졌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그런 적 없다"고 맞섰고, 두 사람 사이엔 몇 차례 감정 섞인 고성이 오갔다.

이날 두 사람의 논쟁은 최근 새누리당 내 계파갈등의 단면이라는 말이 나온다. 핵심 친박계인 최 원내대표에 대해 비박계인 정 의원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이다. 이날 회의에서 유력 당권 주자인 김무성 국회의원과 친박 지도부인 홍문종 사무총장 사이에 신경전이 오갔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의 요청에 방문단에 포함된 국회의원도 우왕좌왕했다. 대표단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은 서상기'김광림'이철우'강석호'조원진'윤재옥'김상훈 의원 7명이다. 일부 의원은 비행기 일정을 본회의 직후나 다음날로 황급히 미뤘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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