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붕 쌓인 눈 치울 생각 못했다"…경찰 사고수사 급물살

경찰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강구조학회, 시설안전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붕괴된 체육관 건물을 정밀 감식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경찰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강구조학회, 시설안전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붕괴된 체육관 건물을 정밀 감식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9일 오전 경주시 양남면 리조트 내 사고현장에서 수사본부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 감식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감식작업에는 경찰과학수사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강구조학회 등 4개 기관의 20여 명이 참여했다.

국과수 요원과 경찰과학수사팀은 사고 현장을 분주히 누비며 감식활동을 펼쳤다. 국과수 요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육안으로 건물 구조를 관측하고, 철골 빔 등 구조물을 실측하는 등 사고 현장을 점검했다. 체육관 윗부분을 조사하기 위해 대형 크레인도 동원됐다. 국과수는 감식 결과와 설계도면 등을 비교해 적절한 재질의 자재가 사용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앞으로 수차례 더 감식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 3주 이상 걸릴 전망이다. 붕괴된 체육관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고재모 국과수 법안전과장은 "설계도'시방서 등에 맞게 체육관이 만들어졌는지, 건축 자재는 규격에 적합한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수사 속도를 내기 위해 본부 내 파트별로 수사 대상을 다르게 배치해 진행 중이다. 건축물 자체의 하자 및 부실시공 여부와 함께 붕괴 당시 적절하게 대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산외대 학생들과 리조트 및 이벤트사 직원도 참고인으로 불러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고 최정운(43) 씨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카메라와 동영상도 확보해 사고 당시 상황도 확인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마우나오션리조트 총지배인 등 직원 10여 명으로부터 "골프장과 숙박시설 고객을 위해 진입도로의 눈은 치웠지만 체육관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울 생각은 하지 못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리조트와 대행업체의 업무상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주시와 시공사 측으로부터 체육관 시설 인허가 관련 서류, 설계도면, 시방서 등을 확보해 부실공사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해 보니 H-빔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고 구조물은 모두 설계도면대로 설치돼 있었다"며 "다만 철골 구조물의 재질 등에 대해서는 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붕괴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구체적인 수사 방향과 법적 처리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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