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희생자 영결식

학생·교수 등 1천여 명 참석…고 최정운 씨 보상합의, 베트남 부인 말없이 눈물만

20일 대구 수성대학교 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새내기 대학생들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희생된 부산외대 학생들의 넋을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0일 대구 수성대학교 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새내기 대학생들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희생된 부산외대 학생들의 넋을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 희생자들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길을 떠났다. 21일 오전 10시부터 부산외대 체육관에는 유족과 교수, 학생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 합동영결식이 열렸다. 사망자 10명 중 학생 6명이 합동영결식에 함께 했고, 고 강혜승 씨와 김정훈 씨는 각각 울산하늘공원과 경기도 일산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숨진 대구의 연극인 고 최정운 씨도 이날 오전 발인 후 부산 정수사 납골당에 안치됐다. 고인의 모교인 경성대 연극영화학과 선'후배들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는 노제를 열었다.

앞서 20일 오후 대구연극협회 회원 20여 명은 최정운 씨의 영정사진 앞에 섰다. 고인과 함께 대구에서 연극 활동을 했던 동갑내기 동료 이미정(여'전 극단 예전 대표) 씨가 눈물을 왈칵 쏟아내며 고인의 아내 레티키에 우오안(26) 씨를 끌어안았다.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던 레티키에 우오안 씨도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숙인 채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내 조문객들 몇몇도 따라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미정 씨는"정운이가 베트남에서 결혼한 이후 아내와도 몇 번 전화 통화를 했다. 한국에 오면 꼭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이 씨는 2012년 고인의 마지막 연출작 '분장실'에 출연했다. 이전에도 함께 연극 제작과 연출, 연기를 나눠 한 '절친'이었다. 이 씨는 "레티키에 우오안 씨에게 바뀐 연락처를 알려줬다. 자주 연락하고 만나며 지내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소문과 달리 고인과 아내는 2012년 결혼 후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위를 피해 베트남 친정에 머물던 부인 우오안 씨는 비보를 접하고 18일 급히 한국으로 들어왔다.

고인은 이번 사고 희생자 중 유일한 외부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에 유족은 19일 오후 코오롱 측과 보상 협의를 해 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석배 대구연극협회장은 "고인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었는데 빨리 유족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원만하게 보상 협의가 이뤄져 다행"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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