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말로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함축적인 표현이 있다. 이것은 "먼 앞날까지 미리 내다보고 세우는 크고 중요한 계획"이라는 표현으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국가의 미래와 운명이 교육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예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경우다.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배경에는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교육열이 자리하고 있고 그게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세계가 모두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에서 어떠한 점이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을까 하고 의문을 가질 수가 있다.
1960, 70년대 학교 교육에서 대부분의 시험은 지금과 같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으로 답안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물론 주관식의 경우 채점 과정에서 사소한 점수의 차이나, 채점 기준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백지 답안지를 차근차근 채워가면서 완성하여 간다는 점에서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성 교육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고등학교의 학업 성적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즉 내신이 입시에 적용되는 시대가 아니어서 학생들 간에도 공부에 대해서 자유롭게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아름다운 광경을 교실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가 있었다. 이런 장면은 야생동물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이들 대부분이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고 서로 도우면서 생활하는 장면들과 유사하다. 특히 그런 장면들은 사냥을 할 때도 집단을 이루어 사냥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런 시각을 우리 사회에 비춰보자. 과거 우리 사회의 교육 현장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집단 내부에서 서로 경쟁을 하지 않았던 것은 매우 효과적이면서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사회 변화에 대해 광속과 같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우리 주변 상황들의 변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모든 국민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실시간으로 손바닥 안에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과거와 같은 암기 위주의 공부 필요성은 점차 소멸되고 있다. 그 빈자리를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과 수많은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해석 능력이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능력 개발 교육이 필요한 이때, 몇 년 전부터 교사와 교수에 대해서도 순위를 매기고 그에 따라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동료 교사나 교수들 사이에도 급료로 받는 돈에서 차이를 내고 경쟁을 시키는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이러한 현상을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라는 논리로 설명하고 설득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무한 경쟁의 시대라면 야생동물의 세계와 같이 집단의 힘을 모으고 더욱더 키워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각자의 다양한 능력을 서로 융합하여 더욱더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것들을 많이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옆의 동료를 자신의 경쟁 상대로 해석해야 하는 상황은 옳지 않다. 또 이러한 것을 통해 학생들이 교육을 상호 경쟁의 개념으로 이해할 우려도 없지 않다. 이는 결국 잘못된 미래를 가져올 수도 있어서 염려가 된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교수들 그리고 교육 행정에 관여하는 관리자 모두를 재교육하고 우수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지금보다 더 향상된 교육의 방법과 내용 그리고 환경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해야 하는 시대이다.
국가와 국민 모두가 불확실하기만 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해법은 그 시대에 적합한 교육을 실시하여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양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부용/대구가톨릭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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