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김연아가 17년 7개월 위대한 피겨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23일 갈라쇼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선수로서의 김연아는 21일 새벽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은메달을 확정 지으면서 끝났다. 금메달을 딴 소트니코바가 러시아 심판관들로부터 압도적인 가산점을 받은 대신, 김연아는 짠 가산점을 받거나 한 항목은 가산점은커녕 0점 처리될 정도로 편파적인 평가를 받았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적어도 4~5점은 손해를 봤지만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비록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전설이 될 피겨 퀸 김연아 스토리는 작품보다 더 감동적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올림과 동시에 금메달을 따고 여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김연아는 100년 넘은 피겨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선수이다. 피겨 불모지 한국의 과천 빙상장에서 꿈을 쏘아 올린 김연아는 어머니의 헌신과 지독한 연습 그리고 천부적인 소질에 힘입어 데뷔 이후 11번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피겨스케이팅사를 써내려갔다.
혹독한 훈련과 잦은 부상에 단 하루도 더 선수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던 김연아가 그 고통을 넘어서서 다시 피겨계로 돌아온 것은 후배애(愛) 때문이다. 한국이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유치하자 김연아는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고 있는 '김연아 키즈'들에게 큰 대회 경험을 주고 싶었다. 김연아 키즈들이 스스로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란 당시로서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김연아는 돌아왔고, 2013년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여 후배들에게 소치 올림픽과 2014년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부문 출전권 3장을 선물했다.
이번에 소치에서 경험을 쌓은 김해진, 박소연이 바로 그들이다. 하늘이 내린 소질과 몸매로 한 차원 다른 피겨를 선보였던 김연아의 작품성'기술성'예술성을 고루 갖춘 연기를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고, 우리들은 행복했다. 김연아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김연아만큼만 하자. 찢어진 빙상계뿐 아니라, 대한민국 어른 모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김연아만큼만 하여 세상을 밝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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