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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보호, 플레이 속도 유지는 골퍼의 기본 에티켓

군산CC 코스에 설치돼 있는 매너 안내 간판
군산CC 코스에 설치돼 있는 매너 안내 간판

다 아는 이야기지만 복습을 해보자.

골퍼들은 머리를 얹을 때부터 매너와 에티켓에 대한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듣는다. 골프장에서도, 골퍼들의 세계에서도 룰이 있고 에티켓이 있고 매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다른가?

먼저 룰은 말 그대로 골프 규칙이다. 사회의 법과 같다. 어기면 벌타도 받고 심하면 실격도 당한다.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피해갈 방법도 없다.

에티켓과 매너는 다르다. 흔히들 에티켓과 매너를 혼용하고 있다. 에티켓은 객관적인 기준이 있고 강제성을 띠지만, 매너는 주관적인 개념으로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에티켓이란 '플레이어 상호 간에 꼭 지켜져야 하는 행동 양식'이다. 벌타를 받거나 실격이 되지는 않지만 분명히 강제성을 띠고 있다. 즉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에티켓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코스의 보호, 둘째, 플레이의 속도 유지, 셋째,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다. 세 가지 모두 나로 인해 타인이 플레이하는 데 방해를 한다거나 불쾌함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먼저 '코스의 보호'란 내가 플레이 도중 훼손시키거나 변형시킨 코스의 일부는 최대한 원형으로 복원해야 하는 것이다. 벙커 샷, 페어웨이 샷 후에 모래를 샷하기 이전으로 복구해 놓거나 디보트를 복구해 놓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연습 스윙으로 코스를 불필요하게 상하지 않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린 수선도 그렇다.

두 번째 '플레이 속도 유지'란 18홀을 제시간에 마쳐달라는 것이다. 골프는 한번에 많은 인원이 동시에 플레이하기 때문에 어느 한 그룹에서 플레이를 지체한다면 골프장 안에 있는 전체 인원의 플레이 속도에 피해를 주게 된다. 이동을 지체하거나 플레이 속도를 늦추는 것은 에티켓에 어긋난다.

마지막으로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다. 앞선 그룹이 세컨드 샷을 마치기 전에 티 샷을 한다거나, 그린을 빠져나가기 전에 그린으로 볼을 치는 것, 골프장에서 불필요하게 큰 소리를 내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그린과 다음 홀 티박스가 서로 가까이 붙어 있다면 너무 큰 소리로 '나이스 버디'라거나 '굿 샷'을 외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이렇게 에티켓이란 골퍼가 플레이 도중 꼭 지켜져야 할 공통된 약속의 개념이기 때문에 페널티가 없더라도 이를 지킴으로써 서로를 보호하고 서로의 플레이를 배려하는 것이다.

반면 매너는 다르다. 강제성이 없다. 권장사항이다. 그러나 매너가 나쁘면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매너 나쁜 골퍼는 환영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골프 전설'로 불리는 벤 호건의 좌우명이 "나는 먼저 신사로 기억되고 싶다. 그러고 난 뒤 골퍼로서 기억되기를 바란다"일 정도였다.

어려울 것 없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이 바로 골프 매너다. 그래서 매너가 나쁜 골퍼는 모든 골퍼로부터 경원시당한다는 것이다. 또 매너와 스코어는 상관관계가 없다. 스코어는 별로지만 매너가 좋은 골퍼는 엄청나게 많다. 그런 골퍼는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핸디 싱글도 중요하지만 매너 싱글은 더 중요하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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