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제가 문 닫은 대견사, 3·1절에 다시 문 연다

3년 6개월 만에 중창 마무리

최근 해발 1,000m 고지 비슬산 일대에 내린 눈으로 아름다운 설경을 자아내고 있는 대견사. 오는 3
최근 해발 1,000m 고지 비슬산 일대에 내린 눈으로 아름다운 설경을 자아내고 있는 대견사. 오는 3'1절에 일제가 강제 폐사한 비슬산 대견사의 중창 개산대재가 열릴 예정이다. 달성군 제공

삼국유사의 일연스님이 22년 동안 주석(駐錫'승려가 머무름)하고, 일제강점기에 강제 폐사된 비슬산 대견사가 민족 자주독립을 선언한 이번 3'1절에 맞춰 중창돼 개산식을 갖는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 팔공총림 동화사와 달성군은 1천200년 전 신라시대(헌덕왕)에 창건된 달성군 유가면 용리 비슬산 대견사의 중창사업을 3년 6개월여 만에 마치고, 다음 달 1일 비슬산 현장에서 '대견사 중창 개산대재' 행사를 갖는다고 24일 밝혔다.

대견사 개산대재에는 불교계의 자승 총무원장, 정계의 이재오'이종진 의원,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불교 신도 등 3천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개산대재 당일 전통불교 문화공연과 기념 법요식 등 다채로운 행사가 불교식으로 치러진다.

대견사 본사인 동화사는 50억원을 들여 전체 사찰부지 3천633㎡에 대웅전(73㎡)을 비롯해 대견보궁'선당'산신각'종무소'요사채 등의 건물을 폐사 당시의 원형대로 최대한 복원했으며, 앞으로 20억원을 들여 일주문과 종루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간 속설에는 비슬산 대견사의 대웅전이 일본 쪽으로 향해 대마도를 끌어당기고 일본의 기를 꺾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대견사는 임진왜란 때 전소된 뒤 조선 광해군과 인조 대에 중창됐으며, 1900년 영친왕 즉위와 대한제국 축원을 위해 중수된 뒤 동화사 말사로 편제됐다가 1917년 일제에 의해 강제 폐사된 후 지금까지 복원되지 못했다.

고려 보각국사 일연스님이 22세이던 1227년(고려 고종 4년) 승과 선불장에 장원 급제해 초임 주지로 22년간 머물며 참선에 몰두해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현재 대견사 터에는 신라시대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30m, 높이 6m의 축대가 남아 있고 무너진 9층 석탑(현재는 3층)과 거대한 선각 불상, 1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동굴대좌(洞窟臺座) 등이 있다.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는 "대견사는 일제가 강제 폐사시키는 등 민족의 수난사를 간직한 사찰로 3.1절 중창 개산식을 가져 의미가 깊다"며 "민족의 정기를 다시 세우고 국운 융성을 기원하는 명품 사찰이 되도록 온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이번 대견사의 중창사업은 지금까지 전국의 수많은 폐사찰 가운데 처음 이뤄진 것으로 그동안 추진 과정이 무척 어려웠다"고 밝히고 "그만큼 대견사의 사찰적 역사성이 문화재 관련기관으로부터 충분히 공증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달성군은 대견사 중창 이후 주변의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해 영남의 대표적 관광'문화'예술 거점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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