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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셀프전환'…"주유권 줄이면 마진 30% 확보 더"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셀프주유소'는 물론 셀프인데도 주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 셀프' 주유소도 증가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건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업소가 늘고 있다. 또 셀프주유소라도 일반 주유소와의 경쟁으로 직원이 직접 주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 셀프' 주유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경쟁력 위해 셀프 전환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대구지역 주유소는 2009년 11월 451개에서 2010년 같은 기간 458개까지 늘어났다가 2011년 454개, 2012년 443개, 지난해 말에는 426개로 줄었다.

반면 셀프주유소는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초 대구에 처음 등장한 셀프주유소는 2010년 말 기준 21개에서 지난해 12월 77개로 늘어났다.

대구 대표 정유소 회사인 '경북광유' 역시 이달 시청네거리의 본사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셀프주유소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경북광유 박윤경 대표는 "주유소 간 경쟁으로 기름값 마진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셀프주유소로 전환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미 경북광유는 2년여 전부터 포항과 대구 등에서 셀프주유로소 전환을 시작했다.

셀프주유소 전환은 인건비와 유지비 등을 아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반주유소의 경우 직원 7~10명이 필요하지만 셀프주유소는 3~5명이면 가능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 도명화 국장은 "기름값 마진에서 30%가 인건비로 나간다고 보면된다"며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면 인건비를 70%가량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구 평리동의 한 주유소 사장은 "직원 1명당 월급이 약 150만~180만원 정도다. 셀프로 전환해 직원 2~3명을 줄이면 매달 450만~540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주유해주는 '반 셀프' 등장

이달 21일 오후 북구 노원동 한 셀프주유소. 승용차가 들어서자 주유소 직원이 직접 주유를 했다. 이곳 소장은 "셀프주유소이지만 가격을 낮추더라도 주변보다 가격차가 크게 나지 않아 경쟁이 어렵다. 직원들이 주유 서비스를 해주는 '반 셀프'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셀프' 주유소가 등장한 것은 일반 주유소들도 가격을 낮추면서 손님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셀프주유소 대표는 "50원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손님들은 '가격' 보다 주유서비스를 해주는 것에 더 익숙한 것 같다"며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유 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반 셀프' 주유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프주유소는 주유 서비스를 없애면서 그만큼 인건비를 줄이고 기름값을 낮춰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구조다. 주유 서비스를 하면 인건비가 발생하고 기름값이 올라가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기름이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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