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달장애 극복 "직장인 됐어요"

'대구대 K-PACE센터' 첫 졸업생 배출

대구대 K-PACE센터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자신의 장애 특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훈련하는 교육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영유아 보조교사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대구대 K-PACE센터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자신의 장애 특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훈련하는 교육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영유아 보조교사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대구대 K-PACE센터 교육 과정을 통해 영송여자고등학교 행정실에 취업한 이다현 씨.
대구대 K-PACE센터 교육 과정을 통해 영송여자고등학교 행정실에 취업한 이다현 씨.

발달장애인 이다현(21'여) 씨는 1년여 전 대구 태전동 영송여자고등학교 행정실에 조기 취업했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이 씨는 서류철 정리, 우편물 전달, 물품 관리, 환경미화 등 사무행정 보조를 하며 직장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씨가 취업에 성공해 직장 생활에 적응하기까지는 '대구대학교 K-PACE센터'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한몫했다. 2011년 개교해 이달 14일 첫 졸업생을 배출한 K-PACE센터(3년 과정)는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고등교육기관. 이 씨는 K-PACE센터를 통해 대구대 사회과학대학 행정실, 경산시립도서관 등지에서 직업 훈련 경험을 쌓고 취업에 성공했다.

센터는 또 2012년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에 이 씨를 파견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선진국의 체계적인 교육 과정과 정부 지원 상황 등을 직접 살펴볼 수 있게 했고, 지난해 1월에는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자원봉사자 활동을 지원했다.

이 씨는 "재학시절 해외연수와 봉사활동 등 다양한 이력이 취업에 도움을 줬다"며 "취업 이후 주 중에는 영송여고 행정실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K-PACE센터에서 공부하며 바쁘게 지냈는데 이제 정든 친구들과 K-PACE센터 선생님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고 고마운 마음이다"고 했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대구대 K-PACE센터가 발달장애 학생의 직업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발달장애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직업을 가짐으로써 경제적, 심리적 안정을 찾는 일이다. 이 때문에 K-PACE센터는 학생들이 선호하고 장애 특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훈련하는데 교육의 최우선점을 두고 있다.

센터의 직업 훈련은 단과대학, 학생행복센터 등 교내 행정부서와 사회적기업 '성산'이 운영하는 '카페위(Cafe We) 대구대점' 등지에서 발달장애 학생들의 교내 인턴십 적응 기간을 거친 뒤 외부기관에서 2차 인턴십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구대는 학생들의 외부기관 인턴십 체험을 위해 2012년 대구지방법원, 엑스코, 경산우체국, 경산도서관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센터는 또 해외 선진국의 발달장애인 직업 교육 및 지원 사례 등을 연구하기 위해 교사들을 미국 전문가 과정에 파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덕분에 3년 과정의 K-PACE센터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첫 졸업생 8명 중 3명이 조기취업에 성공했고, 나머지 5명은 센터 추가 교육 과정(사회참여심화과정)에 참여해 졸업 이후에도 자립을 위한 별도의 교육을 이수한다.

사회참여심화과정 프로그램은 직업 활동 등 발달장애 학생들의 자립을 위해 필요한 실생활 적응 교육으로 짜여 있다. 미국 최초의 발달장애 고등교육기관인 PACE에서 사회참여심화과정을 연수한 전문가들이 학생들을 지도한다.

박정식 대구대 K-PACE센터 소장은 "앞으로도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사회 곳곳에서 꼭 필요한 사회적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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