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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네팔의 나폴레옹' 장 바하두르 라나

1846년, 네팔의 궁정에 피바람이 몰아쳤다. 왕비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을 왕위에 앉히려고 바스냐트 귀족 가문과 결탁, 권신인 정 바하두르 쿤와르를 제거하려고 했다. 그러나 쿤와르가 반격에 나서 바스냐트 귀족 가문을 몰살시키고 왕과 왕비를 물러나게 했다. 쿤와르는 이어 왕의 아들인 수렌드라 비크람을 왕위에 앉히면서 자신의 이름을 장 바하두르 라나로 바꾸고 스스로 재상에 올라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했다.

1816년에 태어난 라나는 네팔 조정에서 이전부터 특별한 지위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가 선대 왕을 살해한 왕족을 죽여 큰 공을 세웠기 때문이었다. 그의 집안 사람들은 궁정에 유일하게 칼을 차고 출입하는 것이 허락됐고 라나는 열여섯 살 때부터 군대에 복무했다. 30세 때 정권을 장악한 라나는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정적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갔다.

라나는 당대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후대에 권력을 물려줘 라나 가문은 1951년까지 무려 105년간 국가를 좌지우지했다. 결과적으로 네팔 근대 역사에 깊은 명암을 드리웠다. 1877년 오늘, 61세로 숨질 때까지 능란한 통치와 외교술로 국가 체제를 안정시켰다. 서양 사학자들로부터 '아시아의 나폴레옹'이라고 불렸고 네팔인들 사이에는 독재자였던 그를 존경하거나 비판하는 시각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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