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대구 발전의 견인차가 되겠습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실질적인 오너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24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기공식에 참석했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기공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유통가는 물론 신세계 내부에서도 '이례적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신세계가 공을 들인 사업장인 경기도 하남 복합쇼핑몰 기공식만 참석했을 뿐 작년 8월 부산 기장에 개점한 대형 프리미엄 아울렛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유통가에선 그의 방문을 삼성상회로 대구에서 출발한 범 삼성가인데다 신세계가 과거 대구에서 진출해 고배를 마셨던 아픈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 국내 백화점 '빅 3' 중 롯데와 현대에 이어 후발 주자로 대구에 재입성하는 점도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1973년 대구 중구 한일극장 맞은편 건물을 사들여 에스컬레이터를 갖추는 등 당시 최고의 백화점 시설로 대구에 진출했다. 하지만 문을 연지 4년 만에 철수를 해야만 했다.
보수적 대구 소비 성향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에 동아백화점 등 토종백화점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아백화점이 대구의 무더운 여름철에 선풍기를 틀어 놓고 영업했음에도 고객들은 에어컨이 있는 신세계를 외면하고 지역 백화점을 찾는 등 보수적 소비경향을 보였다"고 기억했다.
이런 이유에서 신세계가 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통해 대구에 대한 '2차 공략'을 앞두고 정 부회장이 직접 사안을 챙기는 등 정성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24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기공식 전에 만난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정말 오랜만에 대구에 진출을 하는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대구시와 신세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며 국내 최초의 민자개발 사업인 만큼 반드시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과의 차별성도 부각했다. 그는 "부산 센텀점이 주거형 상권이 주가 되는 곳이라면 동대구 신세계는 유동인구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 상권 확장성은 동대구 신세계가 부산을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3년전 건립 협약식 때도 정 부회장은 직접 대구를 찾아 강한 사업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직원들에게 동대구점을 두고 '1등을 하지 못할 거면 차라리 동대구 사업을 시작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대구를 찾은 이유는 대구 사업장이 그 만큼 중요한 곳이고 대구야 말로 자신의 뿌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정 부회장은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찾겠다. 신세계 법인화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더 나은 정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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