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도심 경관 사업, 대구의 지향점 담아내야

대구시가 도시철도 3호선 연말 개통을 앞두고 주변 경관 개선 작업을 반 넘어 진전시켰다. 그러나 '달라진 대구'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이다. 대구시가 구성한 3호선 주변 경관개선사업실무협의회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심 경관 개선 사업을 통해 대구시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도심 경관이 시민 삶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끼치도록 할 것인지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각 도시는 도심 경관 사업을 통해 도시의 고유한 가치를 보존하고, 활성화할 전략을 세운다. 서울은 '도시가 작품이다'를 슬로건으로 도시 자체가 작품이 되는 창의 도시, 문화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나 하면, 맑고 매력 있는 세계 도시 서울을 구현하기 위해 옹벽 및 방음벽까지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또 인천은 근대화와 개항을 넘어 동아시아의 관문 도시를 꿈꾸며 도심 경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 도시와 다문화성을 인천 도심 경관에 담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구 도심 경관 사업은 미시적인 목표는 꾸준히 쏟아져나온다. 교각을 분양하여 미관 개선 사업을 펴고, 모노레일 주변 전봇대도 지중화하고 있다. 상점 간판도 교체되고 있다. 그러나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 대구 도심 경관 사업으로 대구의 어떤 면을 부각시킬지가 더 중요하다.

연말 도시철도 3호선 개통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대구를 그대로 노출시키게 된다. 칠이 벗겨진 채 낡고 어지럽고 뒤엉킨 대구 도심 경관은 바뀌어야 한다. 어느 도시건 도심 경관 사업은 경관법에 의해서 추진되고, 경관 계획에 의해서 반드시 실행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3호선 교각도 심의를 거치긴 하지만 각종 직능단체와 아마추어들의 재능기부로 어설프게 꾸며지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교각 하나에도 안전성과 기능성 그리고 미적 가치를 담은 디자인이 가미돼야 하고, 대구의 정체성 혹은 지향점이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도심 기피 시설인 교각이 불편하지만 시민들이 좋아하도록 경관개선사업실무협의회는 만들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심도 있는 계획과 지원으로 대구의 도심 경관이 안전성과 쾌적성을 기본으로 대구가 걸어온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신을 담아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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